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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2-19 11:20
김태우의 폭로는 제궤의혈(提潰蟻穴)의 신호탄이 될 것인가,
 글쓴이 : 한신
조회 : 1,875   추천 : 0   비추천 : 0  
제궤의혈(提潰蟻穴)이란 거대한 제방이 무너지는 데는 개미구멍만  있어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영원한 제국을 꿈꾸었던 로마제국은 한 순간에 멸망했다. 너무나 급하게 멸망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왜 멸망했는지 정확한 원인조차 밝혀내지 못하고 각종 설만 난무하고 있다. 달도차면 기우는 법이고 해가 뜨면 반드시 지는 것이 자연의 섭리요 진리다. 로마는 민심이 천심이라는 하늘의 섭리를 거역하고 권력의 오만으로 맞서다가 권력의 동맥이 흐르는 곳에 혈이 뚫려 패망을 했는지도 모른다. 최근 이와 비슷한 형태가 문재인 정권의 권력 핵심부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비상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지사다.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원을 지낸 김태우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살아있는 거대한 권력의 아성에 맞서고 있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당랑거철과도 같은 싸움이다. 검찰수사관 출신 특감반원답게 비축한 실탄도 제법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긴야 A4 용지에 일일 일건씩 자신이 활동한 정보와 첩보를 16개월 동안 보고형식으로 올렸다고 하니 그가 보유하고 있는 여러 가지 정보는 상당한 분량일 것으로 짐작된다. 그중에는 아직 공개는 되지 않았지만 깜짝 놀랄 내용도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 김태유는 저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나를 감옥에 보내겠지만 그래도 할 말은 하겠다고 결의를 밝히자 청와대와 민주당은 수세에서 총력 공격태세로 전환했다. 마치 거대한 권력전체가 단 한사람을 제압하기 위해 싸우는 구도가 되어 버렸다.
 
청와대 대변인과 정권의 실세들이 번갈아 나서 김태유의 폭로를 인간 됨됨이가 틀려먹은 한 개인의 일탈행위로 몰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이나 반박문을 내고 있지만 아침에 했던 해명이 다르고, 오후에 하는 해명이 다르다보니 김태유의 폭로가 청와대의 해명보다 훨씬 더 신뢰가 간다는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청와대가 얼마나 화가 치밀고 당황했으면 국민소통수석 윤영찬과 민정수석 조국이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흐리고 있다. 곧 불순물은 가라앉고 진실은 명료해질 것이라고 시정잡배와 같은 표현을 했을까, 그래도 한때는 청와대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 직원이었던 사람을 미꾸라지라고 한다면 특감반원들은 전부 미꾸라지 양식장에 있었단 말이 아니고 무엇인가, 권력의 비정함이 묻어나는 발언이 아닐 수가 없다.
 
김태우가 폭로한 여러 가지 내용 중에 가장 시선을 끄는 대목은 민간인 사찰과 관련된 부분이다. 은행장, 공항철도, 외교부 공무원 사생할 사찰 등도 문제지만 특히 박형철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의 지시에 따라 지금은 민간인 신분이 되어 있는 노무현 정권 시절의 전직 고위 공직자들이 연루된 가상 화폐 보유 정보를 수집해 민정수석실에 보고했다는 사실은 대단히 의미심장한 내용이 아닐 수가 없다. 등장하는 인물도 고건 전 국무총리 아들 고진, 변양균 전 정책실장,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등이었다. 작년 말,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 거래소 폐지 여부를 두고 국민 여론이 들끓었을 때 박형철 비서관의 지시를 받고 가상 화폐 소유 여부를 조사했다고 김태우는 말하고 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라면서 투자대열에 가세했다. 하지만 왜 다른 민간인들은 놔두고 유독 노무현 정부 시절 일했던 고위공직자에 대해서만 비트코인 소지여부를 조사하라고 했는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혹시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 했을 경우,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에 대한 손실액이 얼마나 될지를 추산한 다음, 이들이 입게 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보호차원의 조사였을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정부가 작년 말과 올해 초 가상 화폐 거래소 폐쇄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가, 가상 화폐 가격이 폭락하고 투자자들이 반발하자 급하게 이를 보류했던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이러니 굳이 가재는 게 편이라는 속담을 들먹이지 않아도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는 가상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이러한 추론(推論)이 왜 떠오르지 않겠는가,
 
김태우 폭로 사건은 이제 진실게임으로 변질되어 수많은 의혹들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자 기자출신 청와대 대변인은 김태우의 폭로를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 무분별한 폭로와 사리에 맞지 않는 주장에 동조하지 말라면서 보도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이 터졌을 때 자신이 어떤 기사를 썼으며 문재인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알고나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그 당시 새민련 비대위원이었던 문재인은 문건에 근거한 언론의 의혹 제기를 비난하고 화내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니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국민은 이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은 권리가 있기 때문에 보도 자제 요청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그 당시 새민련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정권 말기에나 볼 법한 해괴한 일들이 벌어졌다"며 빠른 시간 안에 상설특검 1, 국정조사를 당장 단행할 것을 촉구했으며, 비대위원이었던 문재인은 "박근혜 정권 국정운영이 때 이르게 정상 궤도를 일탈하고 있다. 내용의 사실여부를 떠나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그런 문건을 작성하고 유출되고 공개됐다는 사실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은 문건이 유출된 경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김태우 폭로는 어디까지나 팩트에 맞추어져 있다는 점에서 겉모습은 그때와 비슷한 것 같지만 내용상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이런데도 청와대가 오락가락 해명을 내놓으니 진실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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