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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방]
 
 
작성일 : 19-01-02 13:47
이제 청문회와 특검을 통해 진실을 가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글쓴이 : 한신
조회 : 2,076   추천 : 0   비추천 : 0  
 
살아있는 권력의 핵심부서에서 근무해 오던 사람이 자신이 수행해 왔던 업무를 폭로한다는 것은 처벌을 받을 각오가 없다면 결코 일어날 수가 없는 일이다. 이런 경우 폭로하는 내용은 대부분 기밀사항에 속하여 실정법상으로는 기밀누설죄에 해당되겠지만 그 폭로가 권력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탈법, 불법적이라는 확신이 들어 개인의 양심에 따라 이루어지는 폭로라면 공익적 제보에 해당되기도 한다. 청와대 전 특감반원 김태우의 폭로가 그렇고 기재부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신재민 전 사무관의 폭로가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지난 31, 문재인 정권의 실세 임종석 비서실장과 문재인의 복심이라는 민정수석 조국이 국회운영위원회에 출석했다. 김태우 전 수사관과 신재민 전 사무관이 폭로한 내용에 대한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국회차원의 소집이었다. 역대 정권에서도 익히 봐온 모습이지만 국회 운영위원회는 국회 상임위원회의 하나로서 현안 문제를 두고 여,야의 국회의원들이 출석자를 대상으로 질의응답을 하는 회의체에 불과하여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기에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곳이라 언제나 정치공방으로 일관하기 일 수였다.
 
이날 열린 운영위원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더구나 이날 열린 위원회는 청문회를 하는 자리도 아니었고, 국정조사를 하는 자리도 아닌데다, 수사권 없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위원으로 참석하다보니 일방적인 질문과 앵무새 같은 답변만 오고 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외곽에서 문재인이 조국의 국회출석은 야당의 정치공세에 따른 결과라는 지침이 이미 내려져 있었던 만큼 홍영표 위원장과 여당 위원들은 임종석과 조국의 변호인처럼 적극 보호할 수밖에 없었다. 야당 위원의 민감한 질문에는 위원장이 수시로 차단한 것과 여당위원의 질문시간을 할애하여 임종석과 조국에게 해명할 시간을 충분히 주는 장면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운영위원회가 끝나자 일각에서는 야당의 창은 무디었고 조국은 선방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 같은 지적은 이날의 운영위원회가 현안 질의를 하는 상임위원회에 불과했다는 본질을 간과한데서 나오는 지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날 조국의 답변은 부정으로 일관했다. 김태우가 폭로한 민간인 사찰 등에 대해선 ‘"민정수석 차원에서 지시한 적도 없고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했고, ’불법도 없었다고 했으며 환경부가 산하 기관장 임기와 성향 등을 분류해 청와대에 보고한 데 대해서는 '블랙리스트'가 아니라고 하면서 "공공 부문과 관련된 민간 의혹을 수집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라면서 자의적인 해석까지 내놓았다.
 
또 한국전력 산하 4개 회사 사장이 동시에 사표를 낸 데 대해서는 "제 업무 권한 밖"이라면서 답변을 피해갔고, 전 특감반원 김태우가 '특감반장 지시로 330개 공공기관 임원 리스트를 작성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330'의 문건은 당시 특감반의 업무 대상이 어디까지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정상적 업무 범위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임종석은 330개 문건에 대해 그런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서로 엇갈린 답변을 내놓기도 했으니 진위를 가려야할 숙제를 남겨둔 셈이다. 조국의 답변을 지켜본 김태우 전 수사관은 20177민간인 문제 첩보 보고를 하지 말라고 자신에게 경고했다는 조국의 발언에 대해 ‘16개월간 근무하면서 경고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반박하면서 조국의 답변은 거짓말이라고 단정했다.
 
하긴야 역대 정권에서도 보았지만 국회 상임위에 출석한 정권 실세들이 자신들이 저지른 월권이나 권한 남용, 직무유기에 대해 잘못을 시인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 조국과 임종석의 부정적 발언은 얼마든지 예상되는 현상이기도 했다. 과거 숱하게 목격했듯 질문자가 결정적인 스모킹 건 없이 아무리 송곳 같은 질문을 한다고 해도 당사자들이 모든 질문에 모른다. 아니다, 지시한 적 없다. 보고 받은 적 없다, 내가 한 일은 적법하다,“면서 딱 잡아떼고 나오면 어찌해볼 방도가 없는 것이 국회 상임위원회가 지니고 있는 한계이자 현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31일에 있었던 국회운영위는 김태우 전 수사관과 신재민 전 사무관이 폭로한 사실에 대해 진실을 가리기 보다는 의혹을 더 키우는 회의가 되었다. 신재민 전 사무관이 폭로한 적자 채권 발행 시도 압력에 대한 내막과 진실은 전임 박근혜 정부의 치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규명이 필요한 사안으로 떠올랐고, 민간기업에 해당하는 KT&G 사장 교체를 누가, , 무슨 목적으로 시도했으며, 이런 시도를 임종석은 왜 가상하다고 여겼으며, 김태우는 왜 조국의 답변을 전부 거짓말이라고 했는지, 반드시 가려야할 숙제들이 새롭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밝혀내기 위해선 양측의 대질 신문이 가능한 청문회와 강제 수사가 가능한 특검도입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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