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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방]
 
 
작성일 : 13-03-26 16:17
민심을 기만한 권력자의 종말은 어떻게 될까?
 글쓴이 : 곽정부
조회 : 3,716   추천 : 2   비추천 : 0  
그동안 민주당의 정부조직법에 발목 잡혀 제 기능을 발휘 못하던 신정부가 이제는 진용을 갖춰 출발선에 섰다. 아직도 미진한 부분은 있지만 첫 숫깔에 배부르랴! 모자라는 부분은 해가면서 채워 넣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출정 목적만은 분명해야 한다. 올라가려는 정상은 어디인가?
 
목적이 분명치 않으면 동력이 분산돼 중구난방이 된다. 물론 지난 대선의 정책 공약이 실천해야 할 중요한 목표인 것도 모르는바 아니나, 박근혜정부의 치세를 여는데 중요한 그 무엇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대통령이 수차 강조한 국민행복. 복지정착. 중소기업육성. 미래창조과학 등이 중요한 agenda 인 것만은 사실이나 이건 너무 광범위하고 추상적이다. 이런 목표를 놓고 새로 임용한 각료들이 알아서 집행하기는 쉽지 않다.
 
정치는 심포지엄이 아니다.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게 손에 쥐여져야 국민은 실감한다.
 
일례로 지금까지 국가를 양 어깨에 짊어지고 버티어온 원로들에 월20만원씩 주겠다고 약속했으면 지켜져야 한다.
 
어제 발표한 기초연금2.2% 증액이나 노령연금 역시 그 정도론 너무 구차 한 방법이다. 뭔가 무늬만 흉내 내는 느낌이다.
 
중요한건 예산이 문제라 할 것이다. 지금 재정형편이 외부서 알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걸 집권해 보니 알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게 해답은 되지 못한다. 그래서 고위관료가 월급 받고 있는 게 아닌가? 등용한 인재들은 언제 쓰려고 하나?
 
치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있다면 민심을 기만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역사에 나타난 두 가지 상반된 사례를 들어 보겠다.
 
1642년 명의 마지막 황제숭정이 북경에서 청나라 공격을 받을 때 병사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북경성이 함락되게 생기자 성안백성에게 “누구든지 성위에 나와 적군에 돌을 던지면 15냥씩 주겠다고” 약속했다. 백성들은 꼭 돈만 목적이 아니라 나라를 구하려고 성벽을 오르는 적군에 돌과 나무토막을 던져 결사적으로 성을 수비하고 결국 청 군대는 물러났다.
 
북경성에 평화가 오자 황제숭정은 성 수비에 나선 백성들에게 주겠다한 15냥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환관들이 나서“ 백성개인에겐 15냥에 불과하지만 국고는 막대한 양의 예산이 지출 되니 없던 일로 해도 누가 감히 뭐라 하겠습니까? 또 이미 다 지나간 일인데.” 황제숭정도 직접 성벽위서 칼을 들고 독려한 일도 있고 하니, 자신의 공이 제일 컸다고 생각한 황제는 약속을 지지부진 없던 일로 했다.
 
얼마 뒤 이자성 농민반란이 일어나 북경성이 반란역도에 의해 포위됐다. 이번에도 황제숭정은 성안백성에게“누구든지 나와 성벽위서 적을 대항하는 자는 40냥씩 포상한다고” 종을 치면 성안백성을 독려하나 이번엔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1644년 5월 자금성은 농민반란군 수괴 이자성에 함락 됐다. 통치자가 신뢰를 잃으면 다 잃는 것이란 사실을 역사가 증명해 준다.
 
이와는 반대쪽 사례로는,
 
BC362전국시대 小國 진은 외세침략으로 강토가 피폐했고 백성은 살기 어려웠다. 진의 군주 영거량은 상앙이란 이름 없는 낭인 법치주의자를 파격적으로 상대부(승상)에 임명했다. 상앙이 승상이 되어 처음한 일이 성안백성을 모아 놓고 남문서 동문까지 지정한 나무기둥 한 개를 지고가면 은300냥을 준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모두 비웃었다. 전쟁에 시달려 피폐한 민심은 “그 갓 일을 한다고 그 많은 돈을 줄 리 없다고” 생각했다. 저녁나절쯤 돼서 한 젊은이가 이판사판이라며 그 기둥을 남문서 지고 동문까지 갔다. 승상 상앙은 즉시 젊은이에게 말없이 은 삼백을 지불했다. 그 뒤 백성들은 관에서 하는 일은 무조건 믿고 따르게 됐다.
 
군주 영거량 물었다. “그 갓일로 그 많은 돈을 준다면 낭비 아닌가?” 상앙은 대답했다. “정치에 믿음이 없다면 아무 정책도 시행할 수 없습니다.”
 
과연 승상 상앙의 치세는 소국 진을 부국강병의 제국으로 만들었다.
 
차일피일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약속을 미루는 건 치세에 자신이 없다는 걸로 민초들에 비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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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 13-03-28 18:05
 
권력자는 신뢰가 최고의 덕목인건 맞는데, 말로 하는 신뢰는 소용 없습니다.
행동이 중요하겠지요. ^^
곽정부님,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부산토박이… 13-03-29 04:37
 
곽정부님 좋은글 보고 서민정책연구회의 카페에도 올리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글쓴이 13-03-29 21:04
 
글 위에 마우스를 놓고 문질러 복사해 가지고 가서 올리기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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