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죽고 나서 옳은 평가를 받는다고 하더니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바로 그런 케이스의 사람이다. 그가 살아있을 때 나는 노무현이라는 이름 석 자만 들어도 경끼를 했다. 무조건 싫었다. 주위에서 워낙 말들이 많아서 진짜 빨갱이인 줄 알았다. 그러나 노무현은 실무형 대통령이었다.
작년 대선 때에 이어 이번에도 NLL관련 발언 의혹이 재기 될 때, 나는 분명히 말했었다. “그럴 리 없다고” “침소봉대 하지 말라고” “거두절미 하지 말라고”...... 그리고 다 까라고.
(하나만 짚고 넘어가면....) 국정원 댓글 70여개가 대선에 끼친 영향에 대해 말들을 마구 만들어 내고 있는데..... 이거 웃기는 이야기이다. 대선을 불과 사흘 앞둔 때에 경찰이 뭐라 했나? “댓글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지 않았는가. 즉 국정원의 대선개입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를 한 것이다. 만약 이 때 댓글을 그것도 삭제하지 못한 것이 70여개 남아 있다고 발표를 했다면 오늘 현재 대통령은 분명 문재인일 것이다.(이렇듯 전후좌우를 바꾸어서 말을 만들면 아무도 당해내지 못 한다.)
다시 NLL.
아무리 쳐다봐도 노무현이 NLL을 포기한다는 문구는 찾을 수 없다.(여기서 일일이 거론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
몇 가지만.....
“우리가 제안하고 싶은 것이 안보 군사 지도 위에다가 평화 경제 지도를 크게 위에다 덮어서 그려보자는 것” --- 이 얼마나 멋있는 말인가? 솔직히 나는 오늘 아침 신문에서 이 문구를 보고 과거 노무현을 엄청나게 싫어만 했든 나 자신이 무척 부끄러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나는 노무현이라는 이름에 김구선생이 떠오르고 심지어는 광개토대왕의 이미지가 겹친다.
북핵문제도 그렇다.
전문가든 비전문가든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한목소리가 나왔었다. 즉 “북은 세습체제 유지용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고, 그것을 이용하여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맺으려고 한다.”
여기에 대해서 노무현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저는 이 아니다)지난 5년 동안 내내 북핵문제를 둘러싼 북측의 6자회담에서의 입장을 가지고 미국하고 싸워왔고, 국제무대에 나가서 북측입장을 변호해왔다” -- 이 말 중 잘못 된 말이 어디있나? 당시 6자회담이 뭐하던 자리였는지를 생각해보라. 한미일러중 5개국이 북한을 패 죽일려고 불렀나?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경수로건설 등 경제지원 나아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미평화협정을 논의하던 자리였다.
지금도 그렇지 아니하는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북핵은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의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북미평화협정이 체결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어찌되었건, 노무현은 NLL을 포기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책임져야지? 누군가가 말이다. 1차 책임은 국정원이다. 국정원의 정치개입은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국정원은 정치개입을 물론 선거개입을 했다는 검찰수사결과 발표가 있었음에도 이번에 또 국내정치에 개입을 했다. 고로, 국정원의 전, 현직 원장은 참수형으로 다스려야 하고, 이참에 국정원이라는 간판도 내려야 옳을 것이다.
2차 책임은 이 건을 처음 터트린 사람이다. 이 사람의 현재 위치는 새누리당 국회의원이다. 그러나 노무현정부 때 청와대에서 근무했다고 들었다. 즉 내부의 일을 외부에 알린 스파이였다는 말이다. 여기에 부화뇌동한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2차책임을 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최종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박근혜다. 노무현식 표현으로 “NLL건으로 재미 좀 봤지 않았는가?” 대선 전에 이 문건이 드러났다면 즉 노무현이 NLL을 포기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다면 지금 대통령의 이름이 박씨가 아닌 것만은 틀림이 없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