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업지구를 정상운영하며 그에 저해되는 일을 일체 하지 않는다” 맞는 말인가? 즉 개성공단이 정상운영 되기 위해서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으면 안 되는 것이 맞는 말인가, 틀린 말인가를 판단을 해보시라는 말이다.
만약 위 말이 맞다고 판단한 분들이 계시다면 속된 말로 ‘낚시’에 걸렸다.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어제 저녁 TV를 시청하던 중 갑자기 화면이 바뀌면서 속보가 나왔다. 그 속보의 내용이 바로 다음과 같다. 즉 우리 측의 요구는 “어떤 경우에도 공단의 정상적 가동을 저해하는 통행 제한 및 근로자 철수와 같은 일방적 조치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보장한다” 는 것이었는데 반해 북측의 답변 또는 요구가 바로 위에 인용한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업지구를 정상운영하며 그에 저해되는 일을 일체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6번의 회담을 진행했었어나 합의에 이러지 못했단다. 문구 차이로 말이다.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즉 [재발방지]에 대해서 남측은 북의 [일방적 조치 금지]이고 북측은 [정세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이다. 차이가 무엇일까?
조금 더 쉽게 풀어보면.....
우리 측의 요구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북은 절대로 개성공단의 문을 닫지 못 한다’이다. 북의 요구는 ‘정세에 영향을 끼칠 만한 일을 하지 않는다‘이다. [정세에 영향을 끼칠 만한 일]이 무엇일까? 미루어 짐작을 하면 그들이 말하는 ‘최고 존엄 모독’이나 한미 합동 군사훈련 등을 하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이러면 회담을 더 이상 진행할 필요가 없어진다. 생각해보라. 개성공단 운영과 한미군사훈련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이러니.... 6차가 아니라 60차가 되어도 남북은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진행되는 마당에 정부에서는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회담을 북한에 제의한다. 즉 우리의 요구대로 되지 않으면 ‘중대결단’하겠다 최후통첩과 함께..... 중대결단? 과거 북한이 자주 써먹든 용어이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 남북한 양측은 개성공단의 정상화보다는 상대의 잘못을 캐고 있기 때문이다. 기싸움, 자존심싸움, 말싸움 말이다.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와 한미군사훈련을 연계시키듯 우리 역시 개성공단과 인도적 지원을 연계시키고 있다. 마치 아이가 우는 이유를 알 생각은 하지 않고 사탕 하나 줄테니 울음을 그치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탕 다 빨아 먹고 또 울면 사탕 또 주나?
박근혜의 원칙은 매사 이런 식이다. 일방적으로 상대가 무릎 꿇기만을 바라는..... 이런 것은 대화의 기본자세가 아니다. 또 이럴 정도로 우리의 입장이 강경하다면 대화제의는 왜 하나? 누가 보면 우리가 무엇인가 답답한 것이 있어서 북한에게 매달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과연 개성공단은 누구에게 이익일까? 과연 개성공단이 영구 폐쇄가 된다면 손해보는 쪽이 누구일까? 북에 미치는 손해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답은 우리만 손해를 본다. 첫 번의 손해는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이고 두 번째의 손해는 남북대화 창이 닫긴다는 것이다.
북한의 손해는 없다.
만약 우리가 개성공단을 포기하면 북한은 즉시 자기들 식으로 재가동할 것이다. 마치 금강산 관광처럼........
개성공단은 어떤 식으로든 재가동 될 것이다.
단, 서로의 자존심만은 건드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