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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방]
 
 
작성일 : 13-10-06 00:06
채동욱사건, 칼보다 훨씬 무서운 글.
 글쓴이 : 주노
조회 : 1,920   추천 : 3   비추천 : 0  
나도 인터넷에 글을 쓰는 사람으로써 나를 뒤돌아 보게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채동욱 아내의 호소문]
"저는 前 검찰총장 채동욱의 아내입니다" 로 시작되는 글은 매우 길게 이어진다. 이 글의 뜻은 자기가 채동욱의 처로써 채동욱의 과거 여자 관계를 알고 있었고, 남편은 모든 것을 밝히고 집으로 돌아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리고 정치권에도 충고하고 검찰에도 충고하는 내용의 장문의 글이다.
 
처음 이 글을 읽으면서 뭔가 이상하고 믿기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즉각적인 반응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관심이 가는 글이라서 읽어 보았는데, 그 글이 사실이 아닌 것이라는 걸 아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리가 타인의 행위나 행적에 대한 글을 쓸때는 사실확인이 되었거나, 최소한 믿을만한 정보에 의하여 글을 써야 하고, 타인의 글을 인용하려면 그 인용을 분명히 밝히고 글을 써야 한다. 인용할 근거도 없이 떠도는 글을 잘못 확산시키면 그 상대방에게 심대한 폐해를 주는 경우가 일어난다. 과거의 많은 '예'가 있지 않은가? 그 폐해로 인해 생명을 해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났다.
 
칼은 단순한 상처를 남기는데 그치지만, 글의 폐해는 당사자 뿐만아니라 그 가족과 단체까지 심대한 영향을 주어 엄청난 피해를 당하게 한다. 또한 불특정 다수를 향한 공격성 루머를 퍼뜨리는 경우, 그 피해는 잘못하면 국가기관을 긴장시키고 움직이게 하는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경우도 일어난다. 우리는 늑대와소년을 가끔 생각한다. 거짓정보를 자주 흘리다 보면 그가 신뢰를 잃어, 진실을 말해도 믿지 않게되어 낭패를 하게된다.
 
채동욱사건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직은 그 여파를 짐작할 수는 없지만, 지금 추세로는 채동욱이 한풀 꺽인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진실이 무엇이냐에 따라 채동욱의 반격도 있을 수는 있지만 말이다.  아무튼 채동욱이 고위공직자로써 이런 일에 연루된 것만 해도 그 직책을 감당하기는 어려운 실정에 놓였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아직도 결론이 난게 아니니 꼭 집어서 결론적인 말을 하기도 힘들다.
 
만약 조선일보가 거짓정보를 흘렸다면 조선일보는 언론으로써 도덕적인 지탄을 받게 되는게 당연하지만, 채동욱의 혼외자가 사실이라면 채동욱도 도덕적인 지탄을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채동욱 사건이 터졌을때 매우 의아하게 생각한 부분이 많았었지만, 그 감정을 글로 옮기는 것을 상당히 주저했었다. 이런저런 정황을 생각해 보니 양측이 명확하지 않고 뭔가 석연치 않았었기 때문이다. 또한 시기적으로도 좀 의심이 갔다.
 
폐 일언하고 요즘은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가 빨리 확산되는 시대다.
칼도 잘 쓰면 보검이다. 우리들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먹거리도 칼이 없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답답하다. 칼의 용도는 그것 뿐이 아니라 의사들이 인간의 생명을 살리는 도구로도 쓰이고, 인간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않될 중요한 필수품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글이 없다고 생각해 보시라! 우리의 의사표현을 구체적으로 세계 곳곳까지 전달하는 일을 글 없이 할수 있겠는가? 잠에서 깨어 눈을 뜨면 보이는게 글이고 둘러보면 글 천지다. 그렇다고 흔하니 천하다고 하겠는가? 아마도 칼 없이는 살수 있어도 글 없이는 살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글 속에서 파뭍혀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디를 가나 우리 눈에는 글이고, 우리 생각도 글로 나타나게 된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이 미사여구를 잘 사용하여 멋드러지게 써야만 글의 가치가 높고 좋은 것은 아니다. '그 글이 진실을 담았는가?  그 글이 감동적인가? 그 글이 많은 사람에게 유익한 영향을 주는가?'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어린아이의 서툰 글씨도 그 글이 우리를 감동시키는 경우가 많다. 언젠가 두 팔과 다리를 잃고 입으로 글을 쓰는 사람을 눈시울을 붉히며 본적이 있다. 그렇게 감동적인 글이 또 있는가?
 
채동욱에 대한 허황된 글을 보고 글이 무엇인가? 다시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고 정말 조심스럽게 진실과 정성을 담아야 하겠다고 다짐해 보았다. 남을 탓하기 전에 나를 돌아 보아야 할 것이라고....
 
"一刀는 하나를 베고, 一筆은 수만을 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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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치 13-10-06 00:21
 
참으로 치졸하고 비겁하고 더러운 정권입니다...
주노 13-10-06 04:45
 
아라치님, 이런 일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만 한데요~

채동욱의 도덕문제는 이제 그가 해결할 문제지, 타인이 왈가 왈부할 일이 아닙니다.
그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도 각자 가치관에 따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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