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이전에 남북회담하자"라는 남측의 제의가 있자
"정상회담 못 할 이유 없다"라며 통 크게 인심이나 쓰듯 신년사에서 한술 더 뜨며 화답한 김정은,
이에 기다렸다는 듯 우리 대통령 왈 "평화통일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과업에 적극 동참해 달라" 라며
청와대를 방문한 여.야 정치지도자들에게 주문.
평화통일!
이 말은 김정은이도 했고 박근혜도 했다.
김정은이가 말하는 평화통일은 물론 연방제 통일이다.
그러나 박근혜의 평화통일론은 안갯속에 가리워져 있어 오리무중이다.
한때 김정일과 약속했던 연방제 통일인지,
아니면 드레스덴 선언에서 밝힌 무진장의 대북지원에 의한 김정은 일당을 굴복시킨 흡수통일인지,
그도 저도 아니라면 그 누구처럼 노벨평화상이나 노린 이벤트성 풍선 띄우기에 불과한 통일론인지...
주거니 받거니 두 頂上의 달콤한 통일론에 들뜬 이 나라의 언론들
드디어 정은이가 핵무기도 포기하고 적화통일도 포기하고
우리의 원대한 지도자 앞에 백기를 들고 무릎을 꿇을 것이라고
오색 아롱진 부푼 꿈들을 연일 장식하고 있다.
만나는 장소는 평양이 좋을까, 서울이 좋을까,
아니 아니 이번에는 판문점이 좋을 것이라며 호들갑을 떠는 언론들의 춤사위를 보면
한반도 통일은 당장 눈앞에 닥친듯하다.
그러나 그와 비스므레한 부푼 꿈은 2000년 여름에도 있었고 2007년 가을에도 있었다.
그때 어리석은 민초들 정말로 한반도 통일이 곧 닥쳐 올 것이라고
얼마나 가슴 설레어 했던가!
김대중과 노무현 그리고 악의 축이라던 김정일마져도 그 얼마나 위대해 보였던고....
그런데 그 오색 찬란하던 구름이 걷히고 나니
아! 그 얼마나 허탈하고 배신스러웠던가!
그러나 두 번은 속았지만 더는 속지 않겠다는 민초들의 무덤덤한 표정 속에는
통일은 그만두더라도 담뱃값이나 원상 복귀시키고
바리바리 실려 북녁으로 북녁으로 줄을 잇는 행렬이나 멈추라는
주문이 서려 있는 것 같아 입맛마저 쓰다.
털도 안 뽑고, 통일은 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