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빙칼럼
박 태 운
경영컨설턴트
작은 기업 큰 사랑
오늘도 어김없이 아내의 격려의 목소리와 미소를 뒤로하고 지하철로 한 구역 거리의 조그만 사무실로 출근했다. 8월 중순이라 삼복더위는 누그러졌지만 그래도 빠른 걸음은 땀의 기운이 느껴진다. 학창시절 해상왕 장보고처럼 우리나라의 무역왕이 되어보겠다는 장대한 꿈과 함께 국내 굴지의 종합상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구형 컴퓨터로 4평 남짓한 사무전용 사무실에서 중소기업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여기저리 자료를 뒤지며 일하고 있는 나는 어느새 50대 초반의 중년이 되었다. 젊은 시절 몇 차례 좋은 직장을 다녔으나 나름대로 좋은 회사들이라 직장생활에 안주하고 미래에 투자하지 않은 결과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지만 대기업의 울타리를 벗어나 다양한 경험과 소박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갖게 된 오늘의 나를 감사히 생각하며 생활하고 있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무역규모 1조원 달성과 대표기업의 승승가도 및 공기업, 대기업직원들의 높은 연봉이 주요 토픽으로 올라오지만 정작 대부분의 서민이나 중소기업들과는 경제적 괴리감을 느낄 수 있으며, 중소기업과 호흡을 맞춰 온 15여년을 되돌아보면 실질적인 정부지원은 많이 좋아졌지만 편중된 지원분야로 소외받는 업종과 중소기업이 많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기술을 가진 제조업체는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일반적인 중소기업은 해당사항이 거의 없어 애로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2000년대 초 지방공기업에서 근무 및 정부공기업들의 수출마케팅 컨설팅업무를 수행할 때, 정부 지원 사업에 대한 참여 중소기업들의 소극적인 참여의식을 보면서, 시일이 요하는 해외마케팅 프로젝트보다는 당장 필요한 자금지원이나 거래처로부터의 오더가 급해 기업의 미래에 투자하지 않는 관행 또한 중소기업의 장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생각하기도 하였고, 이후에 계기가 되어 이들과 같이 한번 호흡하면서 뛰어보기 위해 독립하였다.
영세중소기업은 재정상 따로 수출부를 둘 수 없고, 신입사원을 고용하더라도 제대로 해외마케팅을 하려면 시간이 걸리므로 전문 수출상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위해서는 협력업무시스템이 꼭 필요하며, 바이어 발굴에서 견본발송, 오더수주, 생산, 선적 및 서류작성 등 주요과정을 시스템에 의해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사전에 업무분담과 커미션 등 주요사항에 대해서는 업무협약서를 체결하여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 원만한 업무흐름이었지만, 여러 업체를 거래하다보니 스펙이 달라 고생한 적도 있으며, 수출금액이 커지면 이익에 대한 욕심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얌체 중소기업과 이익이 될 만한 부품은 남몰래 싸게 개발해서 대체해버려 품질문제가 생기기도 하였다.
전문수출업체로서의 위상제고는 상기한 협력시스템보다 직접적인 연관 바이어 발굴과 품목별 거래처 POOL확보 및 지속적인 오더수주에 있다. 처음 종합상사에서 영업했던 절차와 동일하지만 바이어 발굴은 어느 정도 노하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무역사이트를 활용하는 방법인데, 전 세계에는 수백 가지의 민관주도 무역사이트가 있으며, 유료로 활용한 경험을 토대로 몇 가지 소개하면, Alibaba.com은 최대의 무역사이트로 중국업체 위주로 운용이 되고 유력Inquiry 수주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스팸메일이나 사기메일도 많이 접수되므로,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으면 회신을 자제해야 한다. Tradekey.com는 중동지역의 주요 무역사이트이나 Inquiry의 신뢰성은 크게 떨어지며 관련 없는 제품의 Inquiry도 많이 보내오는데 이는 관리자들이 유료회원 업그레이드 및 유지를 위해 관리하는 것이다. Linkedin.com은 전세계 비즈니스인들이 활용하는 소셜마케팅 및 홍보사이트이며, 그룹이나 품목검색을 통해 쉽게 관련바이어 및 공급자, 유통업자를 검색할 수 있으며, 직접 이메일로 연락을 하기 위해서는 유료회원이 되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중소기업과 호흡하면서 나 자신도 작아지고자 노력해 왔지만 주변의 친구와 지인들을 보면 대부분 부유하게 살고, 명예나 권력을 가져 몇 배 더 행복한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나의 잘못된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고, 상대적인 비교보다는 자신의 가치기준이나 행복의 척도에서 재평가해 볼 필요가 있었다.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나의 인생의 척도는 좋은 말과 좋은 행동으로 정하였고, 이는 사람들의 평가수단으로 많이 권고하기도 한다.
말에는 무서운 힘이 있어 좋은 말은 물속에 좋은 파장을 만들지만 나쁜 말은 해로운 전자파보다 3300배 나쁜 파장을 가져온다고 하는데 우리 몸의 70%이상이 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면 얼마나 해로울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해야 할 말은 <희망과 용기를 주는 말> < 사랑해> <칭찬> 등 이라고 한다. 살아가면서 필요에 따라 반드시 해야 할 안 좋은 말도 해야겠지만 나쁜 파장을 가져오는 충격적인 나쁜 말은 삼가해야 할 것이다.
좋은 행동은 사랑의 실천이며, 자아사랑과 이웃사랑 두 가지이다. 자신을 먼저 되돌아보고 자신의 좋은 면 밝은 면만을 인정하고 사랑해야 한다. 그래야 이웃을 바라볼 수 있고 가까운 이웃은 그대로 인정하여 좋은 면과 밝은 면만 바라보아야 하며 어려운 사람(먼 이웃)을 보면 조건 없이(남 몰래)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좋은 행동이다. 자랑 같지만 지나온 세월 속에 컨설팅 목적으로 방문하면서 알게 된 지방소재 중소기업을 대가없이 무료로 5년 이상을 도와준 사례와 10년을 노동일만을 봉사 해 온 장애인 복지시설은 이웃사랑의 실천 및 삶의 보람으로 곁들어 적어 본다.
<두서없고 보잘것없지만 작은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적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또 이 인연으로 공감하는 만남을 기대하면서.>
<프로필>
- 전)종합상사(선경) 근무
- 전)한국정보통신수출진흥센터 수출상담전문위원
- 전)한국광기술원 해외마케팅 컨설턴트
- 현)에스제이인터내셔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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