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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3-22 12:25
[정상용] 고경면장, 호국의 두 길을 품다
 글쓴이 : 청양
조회 : 2,341   추천 : 0   비추천 : 0  
     
                                                                                                   정상용.jpg
                                                                                                   정 상 용
                                                                                                   고경면장
 
고경면장, 호국의 두 길을 품다
 
 
태풍 두더지가 무더위를 몰고 온 가운데 그간 여러 번 생각했던 호국의 길 답사 날을 719일로 정하고 나선 호국로(護國路)는 영천시청 앞 오거리를 기점으로 경주시 강동면 포항 경주간 국도 교차로까지 총 38.9km로 그 중 영천시 구간은 경주시계인 시티재까지 17.95m이다.
전국의 호국로는 6개소인데 대구의 호국로는 산격동에서 동호동까지로 군부대가 있고, 충청북도 청주시는 충혼탑을 끼고 있고, 경상북도 칠곡군은 다부동 전투의 흔적이 있고, 경기도 고양, 양주, 의정부, 포천을 거쳐 강원도 철원군을 잇는 113.04km 도로는 휴전선을 끼고 있고, 전북 임실의 호국로는 영천과 같이 호국원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아침 5시에 일어나 간단한 아침밥과 물 2병을 챙기고 시내버스를 타고 도착한 영천 호국로 기점인 시청 오거리에서 북쪽 시청방향은 시청로, 남쪽 방향은 완산로, 서쪽 대구 방향은 최무선로 인데 최무선로는 영천 출신으로 고려말 화약을 발명해 왜구를 크게 섬멸한 최무선 장군을 기리기 위한 길이니 이 또한 호국로에 버금가리라 생각해 보며 동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 조교 삼거리에서 임고방향으로 향하는 길을 포은로라 부르는데 영천시 임고면 출신으로 고려와 함께 산화했으나 조선의 통치이념인 성리학을 남긴 포은 정몽주 선생을 기리는 임고서원이 위치해 붙여진 이름이니 이 또한 호국과 무관하지는 않으리라.
조교 삼거리를 지나 나타난 단포교는 금호강 상류인 자호천을 가로질러(길이 280m, 19m) 1991년 설치가 되었는데, 옛날 우리의 선조들은 신라 때 금성을 가거나, 고려, 조선 때 개경이나 한양을 갈 때 또는 전쟁을 할때도 이 강을 겨울에는 돌다리로, 비 올 때는 옷을 벗거나 업고 건너갔을 이 강을 1980년 영천댐 건설로 수량이 줄어 이 다리 아래에 66의 영천강변체육공원이 조성되어 연간 20만 명의 인파가 몰려오고 있다.
도로 또한 다리의 개통에 이어 19934차선으로 확장이 되어 선조들이 지켜주신 이 길을 우리 후손들은 자동차로 하루 수만 대가 질주하고 있고, 창하리는 옛날 관창(官倉)이 있어 지어진 이름이고, 1968년 개교한 육군 3사관학교는 15만 장교를 배출한 호국의 요람으로 이 학교 또한 호국로의 주요 거점이라 생각하며 학교 영내에 묘소가 있는 황보능장은 고려 개국에 기여한 공로로 영천을 식읍(食邑)으로 받아 이 지역을 지켰으며, 용마의 전설이 전해오는 말 무덤은 학교 확장과 더불어 사라져 아쉬움을 남긴다.
도암 마을은 마을 뒷산에 큰 바위가 있어 불러진 이름으로 지금은 복숭아()재배가 성행을 하고 있는데 이 마을 말미지 아래에는 수령이 500년이 넘는 느티나무가 있는데 선조들이 이 길을 지날 때 나무그늘에서 쉬어가는 자리라 생각이 들고, 일제 강점기 때 이 나무를 베려고 하니 천둥과 번개가 쳐 나무를 보호했다 하니 이 나무 또한 호국 나무가 아닌가 한다.
해선리 목동마을에는 임난공신 팔봉 이희복의 정충각(旌忠閣)과 그의 7세손 이필영의 효자각이 나오는데 호국로의 의미를 더하고, 가수리에는 예전 청경면 소재지로 청통, 장수역과 더불어 영천의 3대 역인 청경역()이 있었고 11:15 도착한 석계리 칼국수 단지에서 막걸리 한 사발과 칼국수로 허기진 배를 채웠는데 예전 우리 선조들도 이곳 주막에서 그리했으리라 생각하며 오른 시티재에는 옛날 이 고개를 힘들게 지나갔을 말()이 광고판에 실려 있고, 그 아래에는 별의 도시 영천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참전전공비가 214명의 이름과 함께 세워져 있다.
시티재는 해발이 195m로 차량으로도 올라가기 힘이 들었을 이 고개를 걸어서 다닌 시절에는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생각해 보며 12:45 도착한 안강 안강휴게소에는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경주시 단체에서 설치한 남북통일기념비는 통일이라는 국민의 염원을 대변하고 있고, 강원도 태백에서 부산 몰운대까지 이어지는 낙동정맥 구간인 도로변에는 광복군에 참여하여 독립에 이바지한 공로로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애국지사 김만득(1916, 안강읍 출신) 항일기념비가 있어 공의 충절을 기려보았다.
청정리는 2001년 설립된 국립 영천호국원이 있는 곳으로 국가유공자, 625 참전유공자, 월남참전용사, 제대군인 등 총 32천여 호국영령이 잠든 곳으로 호국로라 이름 붙여진 근원이기도 하며, 마을 앞 무학산에는 당시 통신 수단인 봉수대가 있어 전시 상황 등을 전파해 주었다 하는데 지금은 돌무더기 흔적만 남아 있다.
다시 여기에서 또 하나의 호국의 길인 용담로(龍潭路)로 향하는데 용담로는 경주시 황성동 지하도에서 시작해 영천시 고경면 호국원 앞까지 이어지는 21km 구간(영천시 8.5km)으로 동학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 선생이 수학하던 경주시 현곡면 가정리 용담정이 있는 지역 특성이 반영된 도로명이라 하여 호국로 답사 연장 선상에서 무거운 발길을 돌렸다.
수운 최제우(1824~1864)는 조선말 외세가 득세하고 내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개벽이 필요한 말세로 인식하고, 서학에 대처하고자 동학을 창시하였다. 동학은 우리의 민속신앙을 비롯해 유교와 불교, 도교까지 포함하여 형성된 종교로,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평등사상으로 발전하였고 동학사상은 31 독립운동까지 연결되었다고 하며, 수운 선생의 사상을 추종하는 수많은 백성이 이 용담로를 지났으리라 생각하니 또 하나의 호국로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고경저수지가 소재한 파계마을은 임진왜란 때 왜군이 이곳을 지나다 두 차례나 크게 섬멸당해 패우(敗愚)라 부르고, 논실리는 임진왜란때 이 마을 출신 김귀희 장군이 거문고와 비파소리로 암호를 정하고 제반 작전을 논의해 논실(論瑟)로 부르다가 일제때 답곡(沓谷)으로 바뀐 이름을 1995년 다시 논실로 고쳤다.
오늘 마지막 코스인 경주시계 마치재까지 30km의 거리를 9시간 동안 지역을 책임진 면장으로 도보로 호국로와 용담로를 답사한 데 대하여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며 나 자신 호국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이 길을 자동차로 지나가는 분들 또한 호국의 중요성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글로 남긴다.
 
 
<프로필>
 
- 1955년 경북 영천 출생
- 동국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 영천시 공보담당, 완산동장, 고경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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