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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01 19:14
[조동찬] 내 집 정원은 내 손으로 만들고 싶다
 글쓴이 : 주노
조회 : 1,683   추천 : 0   비추천 : 0  
   
                                                                                                  조동찬.jpg
                                                                                             조 동 찬
                                                                                                                농촌문제전문가
 
내 집 정원은 내 손으로 만들고 싶다
 
 
아름다운 금수강산 산천을 돌아다니다 보면 참 좋구나. 골짜기 마다 싱그러움이 묻어나는 푸르름과 산등성이의 하늘과 맞닿은 스카이라인skyline. 나지막한 울타리 넘어 보이는 소박한 뜰 귀퉁이에 채송화 봉숭아꽃들을 만나면 어린 시절 짝사랑할 때 콩닥거리던 가슴을 진정시키며, 눈길을 멈춰 주인공은 어떤 사람일까 아련한 마음을 훔쳐보기도 한다.
 
길가의 야생화를 보면 누가 심지도 않았는데 예쁜 얼굴을 내밀고 살포시 인사를 한다. 나도 언젠가는 자그마한 뜰이 있는 집에서 나만의 정원을 만들어 봐야지. 내 손길이 닿은 애정담긴 정원을 만들 생각을 하면 어느새 아이들 마음 같이 들뜨고 상상의 나래는 봇물처럼 흘러 무릉도원도 되고 동화속의 꿈의 궁전의 정원도 연상된다.
 
상상의 흰 캔버스에 돌무더기도 그려 넣고 흙무더기도 만들고 돌 틈 사이에 키 작은 들꽃이나 채송화도 심어보고, 벌 나비가 찾아오는 그림도 그려본다. 조경가가 설계하고 값비싼 정원수를 정원사가 깔끔하게 만들지는 않았어도 꿈의 마음이 녹아나는 뜰은 또 다른 묘미가 있겠다.
 
봄철 향기로운 꽃과 만나기 위해 흰색과 자주색 수수꽃다리(라일락) 몇 포기 섞어 모아심기도 하고, 여름철 벌 나비 찾아오게 배롱나무도 한그루 심고 싶다. 수수꽃다리는 손녀 나무로 배롱나무는 손자의 이름표도 달아 감성을 키워 주고 싶다. 아들과 며느리에게는 키가 그리 크지 않는 관목류나 소교목류로 선택해서 직접 심도록 배려하고, 네가 심은 나무는 관심 갖고 물과 거름도 주고 병. 벌레로부터 보호도 해주어 잘 기르라고 당부도 해야지.
 
열 평 내외의 자그마한 집을 짓고 액자 모양의 창문을 통해 침대에 누워서 액자창문에 그려지는 사시사철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봄에 싹트고 초여름 신록을 보고 가을 단풍과 겨울 눈꽃을 즐기려고 청단풍 잎떨켜나무를 심고 싶다.
 
주방과 거실을 통하는 출입문 쪽에 향기정원(허브가든), 야채정원, 약초정원도 만들고, 하나의 텃밭을 허브원과 약초원으로 함께 써도 좋겠다. 우리는 허브라는 말을 하면 라벤다. 로즈마리, 페퍼먼트 등의 외국 도입종이 떠오른다. 물론 이런 종류도 심겠지만 우리 토종 허부 즉 향기식물도 좋다.
 
꽃이 종모양이고 향기가 십리도 퍼지는 더덕, 흰색 보라색의 함초롬한 도라지, 예쁜 흰 꽃이 피고 빨간 딸이 열리는 다섯 갈래 잎 인삼, 번식하기 쉽고 관리도 편리한 박하, 돼지 삼겹살이나 회를 먹을 때 쌈으로 많아 이용하는 들깨도 대표적인 토종 허브식물이다.
 
약초원과 채소원에는 잎줄기채소로 쑥갓, 생강, 당귀, 감초, 상추, 시금치, 열무, 치커리, 적채, 열매채소로 고추, 토마토, 가지, 파프리카, 뿌리채소로 감자, 고구마, 비트, 당근 같은 것도 심는다. 통로는 디딤돌 포장을 하고 통로 주변에는 향기식물과 꽃이 아름다운 키 작은 초화류를 배치하고, 햇볕 잘 드는 한 켠에는 으름덩굴, 머루덩굴, 다래덩굴, 넝쿨콩, 인동덩굴을 올린 그늘막을 만들어 풀내음과 꽃내음이 어울어 지도록 하겠다.
 
남쪽 울타리 쪽에는 매화, 앵두랑 살구 자두 같은 과일 나무도 몇 그루 심어 꽃도 보고 제철 따라 화채 맛도 즐기고 싶다. 오갈피나무, 헛개나무, 음나무, 뽕나무, 산사나무를 심어 약용건강음식의 보조제로도 쓰고, 새빨갛게 잘 익은 앵두 핑계 삼아 손주를 오라고 유인도 할 수 있어 살평상 위에서 조손간의 시간도 가져 봄직도 하다.
 
두어 평되는 연못에 어리연과 수련, 부들, 꽃창포도 심고, 금붕어도 몇 마리 사다 넣고 참붕어도 구색으로 있어도 좋겠지. 철따라 봄에는 봉숭아 채송화 붓꽃, 꽃잔디, 하늘매발톱을, 여름에는 원추리 은방울꽃, 초롱꽃, 참나리에 이어서 가을 까지 개미취와 구절초를 보면서, 홥환수合歡樹라고 부부금실을 좋게 한다는 자귀나무 그늘 아래에서 로즈마리 찻잎을 우려 마셔보면 어떨랑가.
 
 
<조동찬이 걸어온 길>
 
- 백두대간 소백산 자락 산촌 마을에서 태어나 유년시절부터 농삿일과 농삿꾼의 애환 고단한 삶을 보고 자랐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6.25동란을 경험하고 4.19혁명, 5.16쿠테타. 6.3학생 운동 등을 경험하면서 농촌개혁운동에 관심을 가졌다. 현재 조경특급 기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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