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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18 10:10
[권병규] 독일 메르켈 총리에게서 배운다
 글쓴이 : 주노
조회 : 1,833   추천 : 0   비추천 : 0  
초빙칼럼  
                                                                                                 권병규.jpg
                                                                                                권 병 규
                                                                                                미국변호사
 
독일 메르켈 총리에게서 배운다
 
 
타임이 선정한 2014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포브스가 선정한 2013년 세계에서 가장 권력 있는 인물, 포춘이 선정한 2014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리더 50인에 모두 이름을 올린 인물이 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다.
 
메르켈은 1954년 서독의 함부르크에서 가난한 개신교 목사의 장녀로 태어났다. 아버지인 호르스트 카스너는 메르켈이 태어난 직후 구동독으로 이주하여 목회를 시작했기 때문에 메르켈은 동독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의 몰락을 경험한다.
 
어려서부터 수학에 재능을 보여 1978년 라이프치히 대학교에서 물리학으로 석사를 받고 1990년까지 동베를린과학아카데미에서 연구원으로 일했고 1986년 라이프치히 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를 받는다.
 
메르켈은 1970년대 초반에 자유독일청년회(FDJ)에 가입하였으며 동독과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와 폴란드 자유노조에 대한 동조적 성향을 가졌다고 알려진다. 1977년 물리학자 울리히 메르켈과 결혼하여 메르켈이라는 성을 얻었으나 1982년 이혼하고 1998년 재혼한다.
 
메르켈은 1989년 독일 통일의 격랑 속에서 민주화 운동 단체 민주개혁(DA)”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입문했고, 19908월 민주개혁과 기독교민주동맹 (기민당)의 합당으로 기민 당원이 되었고 12월에 하원 의원 후보로 뽑혀 19911월 헬무트 콜 내각에서 여성 청소년부 장관을 지냈다. 이후 기민당의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다 1994년 환경부 장관이 되었다.
 
199811월 기민당 사무총장이 되어 20004월까지 활동했다. 2000년 정치자금 스캔들로 기민당 당수가 사임 후, 당수 및 원내총무로 취임했다. 메르켈은 당내 비주류였으나 기존 당료들의 정치자금 스캔들에 충격을 받은 기민당 당원은 90%가 넘는 지지로 기민당을 불신의 늪에서 구한 잔다르크라는 평가를 하며 메르켈을 당수로 선출했다. 2005년에는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최초의 동독 출신 총리가 되었다.
 
메르켈은 총리가 되는 과정에서 기회를 양보하고 때를 기다렸다. 독일의 일간지 베를리너 자이퉁은 메르켈이 총리가 된 것은 그만이 지닌 독특한 포용능력 때문이다. 총리 자리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양보하고 3년 반을 기다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라고 평가했다.
 
메르켈이 2002년 총리직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야당 연합 정당인 기사당(기독교사회당)의 슈토이버 당수에게 양보한 점을 평가한 것이다. 이런 양보로 메르켈에 대한 야권 내 신뢰는 높아졌고 2005년 총선에서 슈토이버 당수가 메르켈을 총리후보로 추천함으로써 더 많은 지지를 받는 결과를 얻게 된다.
 
2005년 메르켈의 총리 취임당시 독일은 12%의 높은 실업률, 저성장, 저투자, 재정적자로 유럽의 병자 독일로 불리고 있었다. 이때 메르켈은 지지율 하락과 대규모 반대시위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 유연화, 기업규제 철폐, 공공부문 민영화, 사회보장의 축소 등을 추진하여 독일판 철의 여왕이라고 불린다.
 
메르켈은 당장의 여론이 아니라 독일이 장기적으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판단해 정책을 추진한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었고, 그 결과 독일 경제는 메르켈 집권 1년여 만에 성장률과 설비투자가 뛰고 실업률이 4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내려오는 경제성적표를 받았다.
 
메르켈은 현재 20133연임에 성공한 유럽 최대의 부국인 독일의 총리이다. 메르켈은 자유, 연대, 정의라는 신념을 통해 자유의 가치를 수호하고, 현실에 기초하여 유연하게 보편적 정의를 추구하며, 이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연대와 연정을 통해 풀어나갔다.
 
메르켈은 총리가 되자 장관자리 16개 중 6개를 야당에 넘겨주고 국민의 25.7%가 지지했던 제1야당의 공약도 버리지 않고 자신의 정책으로 수용하는 포용력 있는 정치인의 역할로 독일 국민과 세계인의 존경을 받고 있다. 메르켈은 타협, 토론, 소통을 통해 가장 국민에 이익이 되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메르켈은 솔직하고 진솔한 성품은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그동안 지지해왔던 원자력에 대한 정책을 국민의 안전을 우선으로 하기 위해 원전을 전격 폐기하기로 한 점에서도 드러난다. 정치인으로서 말을 순식간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과학자인 메르켈은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 원전 폐기를 결정했고,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영구한 존속을 위해 자신의 기존 주장까지도 바꿀 수 있는 이러한 용기에 국민은 지지율 상승으로 응답했다.
 
메르켈은 정당과 정파를 초월하여 가식 없고 겸손하게 모든 국민과 이해관계자를 배려한다. 이러한 모습과 퇴근길에 시장에 들러 장을 보는 일상인의 모습은 독일 국민에게 끊임없는 잔소리마저도 결국 자식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어머니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메르켈은 진리와 이성 앞에 자신을 굽힐 줄 알았고 양보할 줄 알았고 사과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런 양보와 사과는 메르켈 자신과 유렵의 경제위기하에서도 굳건한 경제력을 과시하는 독일 국민의 승리로 이어졌다. 독일의 언론은 이러한 메르켈의 모습을 메르켈리즘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이는 권력을 과시하지 않고서도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필>
 
- 법무법인 청현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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