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빙칼럼
박 혜 숙
만선당 대표
농촌유학
정情이 그리운 도시 아이들이 농어촌으로 유학을 떠나고 있다.
열심히 산다는 어른들도 도시생활의 각박함에 지칠 때가 있건만, 하물며 아이들은 어떠하겠는가? 주말이면 가족이나 친구들, 동호회원들과 들로 산으로 바다로 그리고 해외로 여행을 떠나보지만 자연에 대한 그리움은 더해만 가는 요즘 시대다.
실로 다행인 것은 자연과 농어촌 속으로 떠나는 여행이 어느새 문화로 자리 잡을 만큼 다양한 양상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귀농귀촌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차원에서도 크게 독려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우리 농어촌이 점점 젊어지겠다 싶다.
하지만 음지의 양상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데, 지금 도시학교 교사들과 부모들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범죄, 자살, 따돌림 등으로 고심에 고심을 하고 있다. 이제는 정부에서 직접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는 안 될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사회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중요방안으로 ‘인성교육’이 대두되고 있는데, 그 인성교육을 진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 자연 곧 농어촌이라는 것에 의견이 모아졌다.
여기서 잠깐, 농어촌의 귀농귀촌 인구유입 장려와 우리 아이들의 인성교육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우선, 귀농귀촌을 원하는 젊은 층들은 무엇을 가장 많이 고민하겠는가? 두말할 필요 없이, 바로 ‘학교 교육’이다. 그런데 인성함양을 위해 아이들을 농어촌으로 보내고 싶은 부모들 중에는 귀농귀촌이 불가능한 사람들도 많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학교 교육과 자녀들의 거주지’일 것이다.
귀농귀촌자들이 농어촌에 와서 농사를 짓거나 혹은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이 그리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자녀들의 인성교육을 위해서 농어촌으로 들어온다는 것도. 그런데 어떻게 알았을까? 언제부턴가 젊은 귀농귀촌자들이 농사도 배워가며 도시 아이들에게 시골부모가 되어주기 시작했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농어촌문화를 체험하는 교육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알기에, 도시 부모들의 간곡한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아이들을 근처에 있는 시골학교로 보냈는데…, 이게 또 웬일인가? 농어촌에 있는 작은 학교들의 폐교가 해마다 늘고 있는 터에 농촌유학을 온 아이들이 폐교위기에 놓인 아름다운 학교를 구해내는 일등공신이 되어 주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어느새 ‘농촌유학’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지금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직접 지원도 해 주며 적극 권장을 하고 있어 젊은 층들의 귀농귀촌에도 동기부여를 톡톡히 하고 있다.
시골부모는 부모역할을 해주며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단위로 아이들이 공교육과 농어촌에서의 일상을 기분 좋게 살아갈 수 있도록 편의를 돕고 있다. 참으로 좋은 일이며,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정부차원에서는 아이들의 올바른 인성함양을 위한 부모들의 자발적인 도전과 소통이 있어 좋고,
아이들은 농어촌에서 일상적인 생활을 안정적으로 하면서 정서순화에 치유도 되니 좋고,
작은 시골학교는 폐교의 위기에서 벗어나니 좋고,
농어촌 지역은 의식 있는 귀농귀촌인구가 늘어나서 좋고….
스마트한 시대, 우리 아이들이 가장 스마트하게 자랄 수 있는 곳은 ‘자연’이 아닐까! 어린 시절을 농촌에서 자연과 함께 보낸 경험은 청년이 되어서도 어른이 되어서도 노인이 되어서도, 추억의 고향이 되리라.
<프로필>
- (사)한국지역환경문화연구원 책임연구원
- 농촌유학 만선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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