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天恩(천은)과 加被(가피)를 더욱 감사드리며
幸福(행복)겨워 하여라
山 길을 예서 익히고
山情無限(산정무한)과 大自然(대자연)사랑을 예서 눈 뜨게 해 준
北漢山(북한산)은 내게, 無氣力(무기력)한 삶을 活氣(활기) 넘치게 바꾸어 준
가장 정겨운 말벗이요 生의 哲理(철리)와 修心克己(수심극기)를 깨우쳐 준
참 스승이자 敎本(교본)이며 내 힘의 원천이자
건강을 지켜 주는 主治醫(주치의)이요
영혼의 쉼터이자
敬天愛人(경천애인)의 信仰心土(신앙심토)여라
日常生活(일상생활)의 보람을 예서 찾고
소망하는 내일의 꿈을 예서 키워
새 삶을 갖게 되었나니
이 山은 달려가 보듬기던 포근한 父母님의 품만 같고
따뜻이 안아주던 시골의 옛 동산이며
어릴 제 휘젓고 다니던 마을 안 골목이요
日課(일과)를 펼치는 서재이자
山客(산객)을 맞는 사랑방이며
아무 걸림 없이 나뒹구는 휴식의 廣場(광장)이기도 하여라
그동안 나의 온갖 시름과 답답함을 풀어 주고
숱한 슬픔과 아픔을 어루만져 달래 주었으며
하 많은 소원을 죄 안아 주듯 자비로웠던
이 山과는 나 따로 山 따로가 아니고
단순한 靈氣(영기)의 交感(교감)도 넘어서서
내 자신이 이 山의 한 部分(부분)이 되고
山이 곧 내 몸뚱이 되기도 하여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철을 더불어 나날의 喜悲哀歡(희비애환)을
같이하는 한 몸구실을 했어라
그야말로 山我一體(산아일체)가 되어 山頂(산정)에 서서 三才(삼재)의 融合境(융합경)
에 이르면 靈魂(영혼)마저도 새롭게 씻어 갔어라
大自然(대자연)의 驚異(경이) 그 自體(자체)인 이 山을 대할 때면
屹立(흘립)한 岩峰(암봉)은 剛毅不動(강의부동)의 氣槪(기개)를 본받게 하고
수시로 千變萬化(천변만화)하는 氣象狀況(기상상황)과
하늘이 짓거나 山에서 지어지거나 내뿜거나 풍겨 나오는
온갖 色彩(색채)와 빛과 소리와 香氣(향기)와 몸짓과 기운들
生物(생물)이고 無生物(무생물)할 것 없이 山이 품고 있는 自然的(자연적)인
그 모든 것
가냘픈 풀꽃 돌이끼와 곤충들, 발부리에 채이는 한 덩이
돌까지도 對話(대화)의 相對(상대)가 되어 주었을 뿐 아니라
사랑스런 存在가 되어 내 情緖(정서)를 살찌우고
藝術 魂(예술 혼)과 審美眼(심미안)을 길러주고 삶의 活力素(활력소)가 되어
주었어라
언제나 거룩하며 巨大(거대)한 生命體(생명체)인
이 山을 들 때면 기도하고 求道(구도)하는 마음으로
귀와 눈을 크게 열어
千古(천고)의 沈默(심묵)이 간직하고 있는 우람한 山소리를 듣고
山이 품은 장엄한 自然(자연)의 아름다움을 빠짐없이
빨아 들여 마음에 차곡차곡 담으며
山 사랑 自然(자연) 사랑의 畏敬感(외경감)을 더 하면서
山에 기대고 山을 내 몸같이 위하고 보다 아끼는 마음으로
俗氣(속기)를 떨고 마음을 비워 山氣(산기)만을 가득 채워 갔어라
그로 하여 나이를 더 할수록 삶의 빛은 바래지고
지난 삶은 지워져도 山길만은 그대로 살아 있어서
그에 붙을 때마다 새롭게 거듭나서는 본디의 내 모습을 되찾아
無心(무심)과 虛靜(허정)을 익히고 겸허히 고개 숙이고서
無限情懷(무한정회)를 나누어 온 聖潔(성결)한 山頂(산정)을 서노라면
새 세상을 얻은 法悅(법열)의 幸福感(행복감)에 도취되어
더 바라는 것 없었어라
ㅡ (계속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