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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2-01 13:00
[이재오] 한 여름밤의 꿈
 글쓴이 : 주노
조회 : 2,226   추천 : 0   비추천 : 0  
□ 초빙칼럼 
                                                                                                 이재오.jpg
                                                                                                이 재 오
                                                                                                국회의원
한 여름밤의 꿈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일이다. 그때는 남북이 전쟁 중이었다.
저녁이면 총 소리, 포 소리가 귀를 먹먹하게 하고, 낮이 되면 인민군과 국군이 번갈아 동네를 점령하던 그 시절이었다.
밤에는 총소리가 무섭고, 낮에는 먹을 것이 없어서 배가 고프고, 정말 하루지내기가 겁나던 그런 시절이었다.
소년시절의 꿈같은 것은 아예 없었다.
 
그 암울했던 어린 시절.
낮에는 산나물과 소나무껍질을 벗겨 먹어야하고 어른들은 모두 피난 가버린 텅 빈 동네에서 강아지들과 뛰어 놀아야 했던... 외로워서 울 수도 없던 그 때가 나는 가끔 생각이 난다.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운동으로 긴 감옥살이를 할 때,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그 시절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라 그제서야 맘 놓고 눈물을 흘렸다.
내가 민주화 운동으로 투옥되어 대전 감옥에 있을 때 6舍 미전향 장기수 방에 수감되어 있는 수인들 중에 우리 마을에 빨치산으로 내려왔던 사람이 있었다. 나이가 예순이 다되었는데, 빨치산으로 내려 왔던 당시 이십대 초반이었다고 한다.
1960년 4.19때 남파된 간첩도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 겪은 전쟁의 후유증이 감옥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분단시대를 이대로 안고 살아가는 동안은 내 기억 한가운데 나의 어린 시절이 지워질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은 나만이 겪은 기억이 아니라 우리 세대가 함께 겪는 아픈 기억일 것이다.
이제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우리의 어린 시절의 전쟁의 상처를 걷어내야 한다.
그것은 곧 통일이다.
 
통일, 그것은 언제라도 좋다. 준비가 무엇이 필요 한가?
그냥 통일이 되면 되는 그날부터 좋은 것이지.
 
통일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 국가의 정치 틀이 바뀌어야 한다.
대통령은 외교, 국방, 통일에 전념하고, 나머지 내치는 내각에서 하는 대통령직선 의원내각제로 개헌되어야 한다.
나는 이것을 분권형 대통령제라고 한다.
 
계절이 바뀌면 옷도 바꾸어 입듯이 시대가 변하면 정치체제도 바뀌어야 한다.
현재의 대통령제로는 나라의 미래가 없다.
세월호 참사를 보라, 누구하나 책임질 사람이 없지 않는가.
내각이 총사퇴해야 할 사안인데도 내각수반이 대통령이 되는 헌법 하에서 겨우 그만둔 총리도 다시 그 자리에 돌려놓는 만화 같은 현실 아닌가.
 
이제 우리 모두 나라의 미래, 대륙으로의 꿈 동북아의 평화, 그것을 위해서 통일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부터 해야 한다.
이 운동은 국민들로부터 일어나야 한다.
나는 이렇게 될 것을 믿는다. 이 믿음이 꿈이라도 좋다.
나는 그것을 꿈꿀 것이다.
 
 
<프로필>
 
- 서울은평구 5선 국회의원(제15대. 제16대. 제17대. 제18대. 제19대)
- 한국 4-H 연맹 총재, 6・3 동지회 회장
- 중앙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겸임교수
- 국민권익윈원회 위원장, 대한민국 특임장관
- 저서; 함박웃음, 정치성찰. 이제는 개헌이다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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