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학을 성리학으로 전환하여 완성시킨 주자는《주자어류》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남을 속이는 것 역시 자신을 속이는 것인데, 이는 또 자신을 속이는 것이 더욱 심해진 것이다.(欺人亦是自欺，此又是自欺之甚者.)” 즉 자신도 믿지 못하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였다는 말이다. 여기에서 자기기인(自欺欺人), 즉 자신을 속이고 남도 속였다는 말이 나왔다.
또한 당나라 때의 고승인 도세(道世)는《법원주림(法苑珠林)》이라는 책에서 이런 말도 했다. “무릇 망언을 하는 자는 자기를 속이고 또 남을 속이는 것이다.(夫妄言者, 為自欺身亦欺他人.)” 역시 주자가 말한 자기기인(自欺欺人)과 같은 말이다. 즉 책임도 지지 못할 말을 함부로 내뱉고, 그래서 자신도 확신이 없는 말을 주절거려, 걸국 남까지 속이는 행위를 일컫는다.
● 박근혜 정부가 이제 1년이 되었다. 지난 1년을 한마디로 평가하려면 바로 자기기인(自欺欺人)이라는 네 글자를 들고 싶다. 어느 하나도 국민을 기만하지 않은 것이 없고, 속이지 않은 것이 없다. 당초 대선과정에서 무수한 국민들이 박근혜 후보의 공약에 대해 반신반의했을 때, 당시 박근혜 후보는 자신이 이러이러한 공약들을 실천하려고 대통령이 되려는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자신이 오랫동안 준비를 해 왔고, 그래서 자신의 주변에는 많은 인재들이 있어서, 자신의 공약을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고 햇다. 또 그 많은 전문가들이 반드시 실현가능한 공약만 선별하였다고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에는, 우리가 이제 복지국가로 나아가야하고, 그것이 바로 자신의 부친 박정희 대통령이 꿈꾸었던 세상이라고도 했다.
● 그런데, 도대체 박근혜의 공약 중에 단 한 가지라도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 있는가? 공약은 고사하고, 지난 역대 정부의 부작용과 부조리에 대해 일일이 지적하면서 자신은 절대 그런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박근혜는 오히려 한 술 더뜨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낙하산이다. 낙하산의 폐해를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박근혜는 대한민국 역대 정부에서 가장 많은 낙하산 부대원을 보유한 정권이 되었다. 후안무치(厚顔無恥)로 따지면 금메달감이다. 그러면서, 공공기업 내의 사외인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하고 있다. 자신은 낙하산 투하하면서, 자신의 아랫사람이 투하하는 낙하산은 안된다는 것이다. 세상에 기만도 이런 기만이 없는 것이다.
●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하더니,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人事) 정말 경악할 수준이다. 지금도 윤창중과 윤진숙이라는 이름만 떠올리면 국민들은 혈압이 오른다. 가장 첫 번째 인사가 윤창중이고, 모래속에서 건진 진주가 바로 윤진숙이다. 이 두 사람을 고른 사람은 다름 아닌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다. 눈깔이 삐었거나, 아니면 원래 박근혜의 취향이 그러한 지도 모르겠다.
비단 이 두 사람 뿐만 아니다. 현오석, 황교안, 류길재 등등 국민들이 이런 자들 때문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래도 아직까지 이들을 감싸고 도는 것을 보면, 삔 눈깔은 아직도 제자리를 못잡았다. 국무위원 대다수가 범죄 경력에 탈세, 병역기피, 부동산 투기 등등 비리와 범죄 종합백화점이다. 모두 박근혜의 작품이다. 기가 찰 일이다.
● 박근혜 정권의 성과라는 외교도 좀 보자. 영어, 중국어, 불어 달달 외워서 연설까지 했는데, 돌아온 것은 그 나라들의 뒤통수치기 뿐이었다. 미국과 한 단계 격상된 한미동맹은 미일동맹에 치여 빛이 바랬고, 아베의 연일 주둥아리 도발에도 속수무책이다. 중국에 가서는 쓸데없는 한반도 비핵화 타령에 우리의 핵무장 기회도 스스로 걷어찼다.
하다하다 할 게 없으니, 한복만 입고 돌아다녔다. 한복 입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한복만 입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외교 성과는 하나도 없고, 오직 달랑 한복 입은 사진 몇 장 남은 것이다. 국정(國政)과 외교(外交)를 무슨 ‘박근혜 추억남기기’ 수준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런데도 외교 하나는 잘했다고 황당한 자화자찬까지 하고 있다.
● 박근혜의 정치신념이 무엇인가? 바로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신뢰의 정치, 원칙의 정치를 하겠다는 박근혜는 이미 원칙과 신뢰는 다 걷어차 버렸다. 어느 하나도 국민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키지 않을 것이 뻔하다. 그러면서 아직도 스스로 원칙 타령을 해대고 있다. 이런데도 자기기인(自欺欺人)이 아니란 말인가?
어째든 지난 1년은 국민들이 많이 참았다. 집권 1년이고, 여성 대통령이기에 많이 참았다. 국민들은 박근혜 정권에 아마추어라는 단어조차도 붙이기 어렵다고 불만이 많다. 사사건건 정부의 대응에 너무나도 하자가 많다. 국가위기나 안전사태 등에 국가적인 대응체제가 완전히 무너졌다. 매사에 우물쭈물 허둥지둥 우왕좌왕, 정신이 없다. 도대체 뭘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 이제 박근혜 정권은 2년차가 되었으니, 새로운 각오로 나서야 한다. 대통령 본인의 인사스타일부터 뜯어 고치고, 말을 줄이고 많이 듣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예부터 주둥아리만 나불대는 것들은 대개 실속이 없다. 지도자가 너무 말이 많으면 아랫사람들은 일을 안한다. 책무를 주고 책임감을 주어야지, 혼자 떠들면 아랫 사람들은 더욱 복지부동(伏地不動)하는 법이다.
그리고 이제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내걸었던 공약들을 다시한번 제대로 살펴 실추된 국민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물론 공약을 다 지킬 수는 없다. 이미 박근혜의 공약이 실현불가능한 것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 다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국민들에게 본인의 지난 자기기인(自欺欺人)의 과오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를 해야만 한다.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초 시정연설을 통해 3년 내에 국민소득 4만불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국민들은 이것도 제발 자기기인(自欺欺人)의 공약(空約)이 아니기를 간절히 소원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완전한 발상전환과 태도전환 없이는 결코 국민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4-02-25 08:21:40 토론방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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