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으로 해외여행은 평생 처음이다.
우선 거대한 비행기를 타고 안전벨트를 맨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가 사고 나면 안전벨트를 맨다고 살아 돌아올 수 있겠는가 만은, 그래도 하라니 해야 하는 기초적인 짓이다.
지난 해 12월 15일,
옻칠 채화칠기에 평생을 바치며 전통문화를 이어오신 최종관 명인의 가족이 미국의 덴버미술관으로부터 특별 초청을 받고 강의와 시연을 할 기회가 있어 미술관에 가는 데, 얼치기 글쟁이 내가 함께 동행하기로 하고 미국에 사는 아들에게 나를 좀 도와 줄 것을 부탁했다.
아들의 흔쾌한 동의를 얻어 최선생 가족과 함께 덴버로 가는 길에 미국 LA 공항에서 아들이 합류하여 비행기를 갈아타고 덴버로 갔다. 나는 역시 촌놈이의 티를 벗지 못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니 아들의 도움이 참으로 고마울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덴버에 도착한 다음날 거대한 미술관 식당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고, 저녁시간 있을 강연준비를 보며 마음속으로 “잘 해야 할 텐데” 하는 염려 섞인 응원을 하며 잠시 미술관을 둘러보았다. 미술관의 동양관을 들어가 보며 나는 묘한 감정이 엄습함을 느낀다.
동양관에는 중국관이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는데, 그 옆에 일본관도 좋은 자리에 많은 작품들이 아주 귀하게 보이도록 진열도 잘 되어 있다. 그 뒤쪽에 한국관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작품이 몇점 밖에 없다. 그것도 좀 어줍잖아 보이는 진열 상태로 방치된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한편 창피하기도 하고 한편 화가 나기도 했다.
우리의 역사문화가 5000년 역사를 자랑한다고 말들은 잘도 하면서, 이런 곳에서 조차 이렇게 그들에게 소외당하는 것이 국력의 문제가 아닌가? 우리는 우리의 역사문화를 세계에 많이 알려야 한다. 앞으로 선진국의 자리매김에서 그것이 미약하다면 결코 선진국이란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다. 우리들이 자의적으로 우리를 자화자찬 한다고 우리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저녁시간 행사는 정말 흡족할 정도로 잘 치렀다.
최선생님 가족은 전문가 이면서 진솔한 모습을 보이며 그곳 덴버 미술관을 움직이는 그룹의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행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은 교포 건축작가 이승희(새미 리)씨의 매끄럽고 열정담긴 통역으로 행사는 성공적으로 마쳤다.
행사 후 최종관 선생님께 심도있는 질문이 있었고, 최선생님은 침착하게 잘 설명하여 그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비록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작품에 대한 느낌은 서로가 교통하고 있었다. 다과회장에서도 최종관님 가족에게 인사와 질문이 이어졌고 덴버 미술관의 수석 큐레이터인 이 행사의 주최자인 론 오스카씨도 행사에 대하여 흡족하게 여기고 있었다.
최종관 선생님은 가족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한점씩 가지고 갔고, 가지고 간 소품을 그곳 덴버 미술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론 오스카씨도 감동했고 미술관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은 매우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최종관 선생님의 가족이 특별 초청받아 이곳에 온 것이 대한민국 국위선양에 얼마나 많이 기여했는지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해 보았다.
대한민국의 문화를 더욱 많이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해외에서 우리의 문화에 지대한 관심을 이끌어 낼 기회를 많이 만드는데 대한민국이 좀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친 최종관님 가족에게 무궁한 발전과 행운이 깃들기를 새해 새아침에 진심을 다해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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