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가 38일을 버티다 자진사퇴의 길을 선택했다. 그동안 여론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는 동안 박 대통령 역시 임명을 강행할 속셈으로 여론을 살피며 시간을 끌다 세월만 축낸 셈이다.
결국 국방장관이 되어서는 안될 인물을 후보자로 내정한 결과다. 고위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인 높은 도덕성이나 윤리의식의 결여도 지나칠수 없지만 더 큰 문제는 무기중개업체인 유비엠텍(UBMTEC)의 고문으로 재직했다는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점이자. 유비엠텍의 고문이란 형식적인 직함일뿐 실제로는 로비스트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김병관 후보자의 경우처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과 합참의장을 지냈을 만큼 직무수행의 자질과 능력이 탁월하다 하더라도 무기중개업체 로비스트 출신을 대한민국 국방장관에 임명하겠다는 발상 자체도 세계의 웃음거리지만 후보자에 관한 30여가지의 의혹은 고사하고 밝혀진 비리만으로도 부적합한 인사임이 증명된 셈인데 이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것은 대통령의 결단이 늦었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이러한 인사파동은 지근거리의 인사들 중에서 중용하려는 대통령의 협소한 인재풀과 청와대의 허술한 인사검증이 그 원인이라 할수 있다. 언제까지 인사검증의 부실로 인한 불필요한 소모전만 계속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인사검증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철저하게 모색해야 한다.
더 이상은 “또 다시 정치적 논쟁과 인사청문회로 시간을 지체하기엔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위급한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대통령의 발언이나 저는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이 시간부로 국방부 장관 후보자 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는 김병관 후보자의 사퇴의 변 같은 매번 반복되는김빠진 소리는 안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