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펜
 
[자유게시판]
 
 
작성일 : 14-03-25 15:31
옛 전우를 보내며 한계를 느낀다~
 글쓴이 : 주노
조회 : 2,487   추천 : 1   비추천 : 0  
삐리릭~ 삐리릭~ 핸드폰 벨이 울린다.
얼굴 본 지가 몇 해는 되었을 군대 후배다. 제대한 지가 ​50년 가까이 되어가니 후배라고 하기 보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서 동지라고 하는 게 더 친밀감도 들고 끈끈한 옛정도 느껴지고 좋다.
반가움에 얼른 폰 뚜껑을 열고 "오랜만이네~ 그동안 별고 없으셨나?"
그랬더니 "그냥저냥 잘 지내고 있어 선배~"하고 답을 한다.
난, 지난번 통화에서 이쪽으로 나올 기회가 되면 한번 만나자고 하며 꼭 연락 달라고 했으니, 오늘은 이쪽에서 만날 기회가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의 말이 내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다.
"선배~ 화성에 사는 우** 동지가 오늘 내일 해~" 내 가슴이 덜컹했다.
이어서 "지금 삼성의료원 중환자실에 있는데, 말도 못하고 얼마 남지 않았대 나 봐~" ​그가 폐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어렴풋이 들었던 나는 이제서 실감이 났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많이 살면 7~80년 살다가 육신의 고향인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정해진 이치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자신의 명을 늘리기는 어럽다.
갑자기 나도 몇 년이나 더 살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잠시, 아주 잠깐 동안 말이 멎었다. 그리고는 죽기 전에 얼굴 한번 더 보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고, 수일 내로 동지들에게 연락하여 같이 가서 그의 마지막 모습이 될지 모르는 얼굴을 보러 가기로 했다.
전화를 끊고 나는 왠지 서글퍼진다.
머지않아 나도 그렇게 세상을 떠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갈 것이다. 우리의 영혼이 있다면 그곳에서 다시 만나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 누구나 가는 길, 먼저 가는 자가 자리를 펴놓고 기다리겠지~"
"먼저 가는 자네가 내 자리도 잡아 놓고 기다리렴." 
나도 언젠가 가서 자네를 만나고, 아직 떠나지 못한 그들의 자리를 예비해 놓아야지,,,
어디를 좀 다녀오려다가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기분이 묘~ 하지만, 그래도 기분을 추스르고 즐거운 마음으로 바꿔야겠다.
먼저 간 전우들을 생각하며, 멍하니 하늘을 우러른다. 
자네 먼저 가 있게~~
좀 있다가 나도 따라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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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지기 14-04-01 12:18
답변  
아직 청춘이신 회장님께서 벌써 그런 생각을 하시면 어떡합니까,
의학발달이 세계으뜸인 우리나라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모든 국민들 백세시대랍니다.
우리 회장님께서는 백세도 더사실거 같은데....
아직 할일도 많고....ㅎㅎ화이팅입니다~
주노 14-04-03 06:40
답변  
세상지기님, 말씀은 정말정말 고맙지만, 왔다가 가는 것이 정한 이치인걸,,,
지금 나는 천수를 다 누렸다고 생각하고 살기로 했다오~
"더 사는 것은 덤으로 알고 세상에서 손가락질 받지 않고 살아야지~"하고 살기로 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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