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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작성일 : 13-06-07 22:48
어느 재일동포 뮤지션의 사모곡.
 글쓴이 : 주노
조회 : 2,485   추천 : 1   비추천 : 0  
jets.jpg
'Jet's'
그의 본명은 모른다.
지금 사진을 살펴보니 딱 1년전이다. 2012년 6월 7일 낮 3시경,
 
그날도 오늘처럼 엄청나게 더운 날,
관중도 없는 공원의 무대에서 땀으로 목욕을 한듯한 그 남자.
일본어로 부르는 열창이 나를 멈추게 한다.
 
사연인 즉,
그는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입양되었다.
그를 입양해간 일본인 부모가 일찍 죽게 되었고,
자신은 일본의 사찰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청소년시절 어려운 생활의 연속이었고,
그를 길러준 승려의 조언에 따라 유럽으로 무전여행을 떠났다.
 
그는 강한 집념의 사나이로 자라났고,
일본에서 음악을 공부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본의 중견 뮤지션이 되었다.
 
그는 어린시절 엄마가 생각났다.
고향을 찾은 그는 그리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그는 이곳을 찾아 사모곡을 부른다.
그가 입양되기 전 살았던 곳이 이 공원에서 가까운 동네,
 
나는 무더운 여름 낮 일찍 귀가하던 길이었다.
알아 듣지도 못하는 일본말 이지만,
음악의 리듬과 그의 열정적인 노래는,
내 걸음을 멈추게 하였고 나를 그자리에 붙잡아 세웠다.
 
관중이라곤 노숙자 몇사람과 나 뿐이다.
나는 공연이 끝날 무렵 안내자에게 사연을 물었고,
위와 같은 사연을 들었다.
 
집에 도착한 나는 컴퓨터를 켜고 글을 썻다.
사진과 글을 카페에 올리고, 몇군데 내가 글을 쓰는 곳에 올렸다.
 
다음날, 내게 쪽지가 하나 왔다.
내 글을 보고, 그의 친지가 보내준 쪽지, 
 
내용인 즉,
자기가 한국에 와서 며칠씩 공연을 했지만, 
이런 관심은 처음이라는 것이다.
그는 나를 고마워하며 눈물을 흘렸단다.
 
그리곤 그는 나를 마지막 공연에 초청했다.
아쉽게도 나는 그날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공연에 가지 못했다.
 
그는 다음날 나에게 감사의 쪽지를 하나 더 보내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난 그날 마지막 그의 공연을 못 본 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린다.
 
 
일년이 지난 오늘,
그가 공연하던 모습이 눈에 선 하다.
그날 내 발길을 멈추게 했던 음악이 더 승화하여,
그의 음악세계가 많은 사람에게 진한 감동을 주었으면 좋겠다.
 
음악은 묘한 공감을 만든다.
뮤지션 Jet's 의 앞날에 신의 가호가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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