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지지리도 못 사는 집구석이 있었습니다. 배고픔을 참지 못해 애비가 쌀을 도적질을 했습니다. 자식새끼들이 배불리 먹었습니다. 자식들이 본받아야 할 훌륭한 애비입니까? 아니면 한낱 도적입니까? 즉 어떤 이유이든 폭력은 정당화 되지 않습니다.
박정희? 그의 공과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공이 아무리 많다하여도 과를 덮어버릴 수는 없습니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말이 있지요? 그럴까요? 만약 그러하다면 이 나라에는 도덕이 필요 없는 폭력국가가 됩니다. 즉 힘 있는 자들은 권력을 쥐기 위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정상적인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어집니다. 쿠데타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미나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들 처럼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폭력을 미화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거짓말 하면 안 됩니다. 박정희가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을 한 두 번 어겼습니까? 백번 양보하여 그 시대의 혼란상이 극에 달했고, 그런 현상이 장기화되면 나라가 절단날 수도 있다고 판단을 하여 혁명을 일으켰다면 자신의 말처럼 군으로 돌아갔었어야 그나마 혁명의 정당성이 인정됩니다. 그러나 박정희는 군으로 돌아가기는커녕 자신이 직접 권좌에 올랐습니다.
이것뿐이었습니까? 3선개헌 했지요? 유신으로 종신집권을 획책했습니다. 그런 위대한 영웅이 어느 날 갑자기 죽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라가 망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나라는 망하지 않았습니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하지만)만약에 말입니다. 김재규가 박정희를 암살하고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성공한 암살은 처벌할 수 없습니까? 이렇듯, 공만 내세워서도 아니 되고 그렇다고 과만 부각시켜서도 안 됩니다.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그저 그렇게 조용히 역사는 흘러가는 것이지요.
한 세대가 가고 새로운 세대가 그 자리를 물려받을 때 역사는 발전하게 되어 있습니다. 즉 머물면 퇴보하는 것이 역사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이 나라에서 사라져야 할 세대는 아직까지 박정희 향수에 젖어 사는 사람들입니다.(노인분들 모두를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아직도 미군부대 꿀꿀이 죽 맛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