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젊은이의 계절이다. 친구들과 무리지여 산과 바다로 떠난다. 도시는 무더위로 푹푹 찌지만 일단 도심을 떠나는 발걸음은 가볍다.
이 더위에 APT 개별난방 공사를 하느라 땅 파는 중장비 소음에 견디지 못해 작업실을 빠져 나왔다. 작업실서 퇴계원역까진 15분 거리다.
간만에 퇴계원역서 춘천행 전철에 몸을 실었다. 열차 안은 냉방이 잘된 관계로 덮지 않았다. 마침 내리는 사람이 있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바로 옆엔 대학 2년생 정도로 보이는 청년들 6~7명이 서서 웃고 떠들며 장난치고 있었다.
그게 소란스럽지가 않아 노는 모습이 싱그러웠다. 각자 짐 보따리가 묵직한 게 캠핑 가는 모양이다. “어딜 가는 건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가평엘 간단다.” 가평은 내륙 쪽도 캠핑 칠 곳이 많다.
여름은 좋은 계절이다. 도시는 아파트 숲에다 아스팔트가 깔려 야밤에도 열기가 식을 줄 모르나 산과 호수가 어울려진 가평만 해도 장소만 잘 선택한다면 해질녘의 석양노을과 산속의 숲에서 부는 서늘한 바람도 만끽할 수가 있다.
잠시 뒤 어둠이 덮치며 밤하늘에 박힌 무수한 별들이 장관을 이룬다. 도심서는 볼 수 없는 북두칠성이 선명하게 보여 눈이 호강을 한다.
젊은이들은 가평역에서 내렸다. 또 다른 무리인 여학생들도 강촌역서 내린다.
나와 몇 사람만이 덩그렇게 객석에 남았다.
갑자기 고독이 밀려든다.
열차는 종착역 춘천을 향해 속력을 높인다.
젊은이의 계절 Summertime이다. 모든 걸 다 팽 게 치고 산과 바다로 떠나는 여행의 Season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