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펜
 
[토론방]
 
 
작성일 : 13-10-02 07:31
2013년 10월 1일.
 글쓴이 : 주노
조회 : 1,744   추천 : 2   비추천 : 0  
2013년 10월 1일,  오늘은 국군의 날이다.
오늘 오후 4시 새누리당 이재오의원과 국회 세미나 실에서 [더펜과 함박웃음의 만남] 간담회가 있는 날이다. 며칠전 핸드폰에 '10월 1일 11시 이재오의원 긴급조치 9호 위반사건 재심청구 최종 판결이 있을 것'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지난 몇번의 긴급조치 9호 사건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되었으니 무죄확정은 기정사실이라 생각되었고, 간담회가 예정된 날, 이런 좋은 일이 있다니 내 마음도 약간은 설레임이었다.
 
법정에서 우리 역사의 암울했던 단면을 확인하고 싶었다.
피고인 최후진술에 나선 이재오의원은 우리의 왜곡된 역사가 제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독일의 역사 재정립을 예로들며 대한민국의 역사가 새롭게 조명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우리의 염원인 통일된 대한민국에서 다시한번 근대사에 대한 조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 말했다.
 
[긴급조치 9호 위반적용 이유: 1976년 교사들이 모여 안보를 빙자해 인권을 탄압하지 말라는 연극을 공연한 것이 이유였다.]
 
법정에서 이재오의원의 최후진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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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후진술 

제가 1972년 10월 유신이 나고 일체의 민주화 운동이 중단된 상태에서 1973년 장훈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취임했습니다. 그 해 10월에 유신 반대 시위 배후조종으로 구속이 되어서 형기를 마치고 나와서 74년에 대성고등학교 임시 교사로 재직하고 있었습니다. 
76년에 서울시내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모여 극단 상황이 창단되어서 망년회에서 5분짜리 즉흥극을 연출했는데 그것으로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되어 36년이 흘렀습니다. 

저는 지금은 국가의 국정에 참여하고 있는 국회의원입니다. 36년 전 그때는 제 나이 32살이었고 한창 젊은 교사였고 교직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민주화 운동을 할 수도 없고 할 형편도 안 되니까 교사 하나만큼은 하자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이미 저에게는 두 딸이 있었고 가정이 있었고 저를 따르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되었습니다. 

그 후 36년간의 긴 세월이 흘렀는데, 제가 96년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77년에 긴급조치 9호로 구속이 되어서 꼭 20년 동안의 제 생활을 돌이켜봤을 때, 권력이 정의롭지 못하면 국가의 불행은 말할 것도 없고 한 개인의 갖고 있는 가치관이나 생각이나 이 모든 것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이제 오늘에 이르러 재심을 받게 된 것은 비록 오랜 세월이 지났습니다만 그래도 우리나라가 정의가 살아있고 민주주의를 발전 신장시킬 수 있다고 하는 희망이 살아있어서 기쁘고 또 역사가 진실을 끝내 덮을 수 없다고 하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하는 자리라서 여러 가지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 자리에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지난달에 독일 정부 초청으로 독일 과거사 정리에 대해서 살펴보는 일주일간의 기간이 있었습니다. 독일 정부가 나치시대에 협력했던 과거의 역사, 통일되기 전의 동독이 저질렀던 만행, 과거에 협조했던 사람들에 대한 독일의 과거사 정리에 대한 것을 일주일 동안 기록도 보고 독일정부 관리들에게 설명도 듣고 했습니다. 
 
저는 거기서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유럽의 민주화가 오늘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독재시대나 나치시대나 공산당시절에 고난을 당했던 민주주의 운동가들에 대한 명예회복과 보상도 국가가 해줬지만 그보다 더 의미가 있는 것은 당시 가해자들의 대한 양심고백, 참회를 동시에 진행하게 함으로서 진정한 화해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며, 그것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회복과 보상 이런 것은 정의로운 국가라면 이뤄질 수 있다고 보지만 그러나 역사가 종종 그 시대의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덮고 지나가는 것이 역사에서 흔히 있었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도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적어도 통일된 대한민국에서 다시 통일 이전에 있었던 남북의 모든 사건들에 대해서 또 한 번 법정이 열리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역사가 계속 발전해 나가고 민주주의가 위대하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이 시대 가해자들의 정말 가슴속에 우러나오는 참회와 그들의 양심고백도 함께 이뤄지고 기록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정부에서 보여준 자료를 보니까 동독 공산당 치하에서 그 당시의 비밀경찰이 무려 10만 명에 가까웠고 그 비밀경찰에 협조하는 정보원이 20만 명 가까웠고 그 20만 명에 연루된 사람들이 80만 명에 가까웠습니다. 그렇게 동독이 자기들의 정권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결국 자유와 민주주의 물결 앞에서 동독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보 정치와 독재적 정치를 강화한다 하더라도 결국은 그것이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하는 사실을 이번에 가서 배웠습니다. 

우리나라도 오늘 이토록 민주화가 이뤄져서 이 법정에서 재심이 받아들여지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저 개인의 명예와 과거에 대한 치유뿐만 아니라 암울했던 시대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 법원과 검찰이 재조명 한다는 용기에 대해서도 저는 높이 사고 싶습니다. 

다시는 이 땅에 저와 같은 불행한 젊은 날을 보내는 사람이 없는 그런 정치가 되도록 정치인의 한사람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만 정의와 양심의 마지막 보루인 법원과 검찰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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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김동오 부장판사는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 했다.
이 판결은 대한민국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했고 국가가 살아 있으려면 법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한 판결이었다. 군사독재정권, 유신으로 포장한 장기집권에 항거한 당시의 민주화운동이 얼마나 참혹한 후유증을 남겼는가에 대한 새로운 회상을 주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먹고살기 바빠서 인간의 기본권도 내 팽개치고 독재와 공작정치에 무기력하게 살아오던 시절, 이재오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군사독재와 영구집권의 음모에 항거하다 오랜 옥살이를 하는 길을 걸어왔다. 오늘 나는 이재오에게 빚진 죄인의 감정을 숨길 수가 없어 잠시 마음이 오그라 들었다. 
 
이재오의원의 트레이드 마크는 '함박웃음'이다
오후 국회 세미나실에서 '더펜과 함박웃음의 만남' 간담회가 있었다.  간담회 인사말 중간에 가슴에서 무엇인가 밀고 올라와 울컥, 잠시 말문이 막혔었다. 아마도 정의를 되찾음에 대한  현장에서의 풀지못한 감회와 이재오의원에 대한 미안함과 새로운 신뢰감이었나 보다.
 
우리는 간담회에서 이재오의원의 정치현실에 대한 그의 소신과 정치철학을 느낄 수 있었고, 통일 한국에 대한 미래 비젼을 보았다. 우리 국민들이 왜곡되고 고착화된 잘못된 역사관과 정치관을 바로 잡아 정의와 진실이 무엇인지 올바르게 분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국가, 공평한 사회, 행복한 국민, 시대를 열어야 한다.
 
주: 본문이 길어져서 간담회에 대한 글은 다음으로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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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실 13-10-02 10:15
 
주노님, 정의는 반듯이 승리합니다.^^

이재오의원께서 새로 태어난 심정으로 통일 한국에 대한 미래의 비젼으로 ,,,
정의로운 국가, 공평한 사회, 행복한 국민, 시대를 여는 꿈을 이루엇으면 합니다.^^*
앗싸가오리 13-10-02 12:39
 
주노님
같이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담 총선과 대선에 이의원의 역할이 클것입니다
주노 13-10-02 14:45
 
잠시 정의가 불의에 패하는 듯 하나, 결국은 승리하는 것이 진리입니다.
앗싸가오리님, 다음엔 꼭 함께 하시리라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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