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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방]
 
 
작성일 : 13-10-04 18:49
승리지상주의에 원칙을 내팽개친 정치권
 글쓴이 : 아라치
조회 : 1,689   추천 : 2   비추천 : 0  
●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배웠다. 아무리 옳은 목표라 해도 절차와 과정이 무시되면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배웠다. 이러한 교육은 군사정권 하에서도 예외없는 명제였다. 그런데, 작금의 정치권을 보면 오로지 승리(勝利)지상주의에 빠져 원칙은 온데간데 없이 모두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명칭을 바꾼 여당은 당시 공천을 행하면서, 범죄경력이 있는 사람은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그래서 문대성도 당선된 이후 논문 표절 때문에 결국 탈당했고, 김형태도 제수 강간미수 혐의로 탈당해야만 했다. 이러한 원칙을 내세웠기에 새누리당은 총선은 물론 대선에서도 당당히 승리를 거두었던 것으로 모든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 그러나 이러한 여당이 과거 친박연대를 이끌던 전과자 서청원의 공천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게다가 지난번 보궐선거에서 안철수가 지역 연고가 전혀 없는 [노원 병]에 출마하자, 당시 새누리당은 전혀 지역적 대표성도 없는 사람이 그곳에 나온다고 비판까지 했었다. 그런 새누리당이 전과자 서청원은 지역적으로 아무 연고도 없는 경기도 [화성 갑]에 공천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여러 가지를 검토한 끝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당선가능성을 최우선으로 내세워 공천했다고 주장하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똑같은 전과자인 홍사덕 마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의 새 대표상임의장에 임명되자,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제 원칙은 완전히 안드로메다에 보내버렸다고 비판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 누차 낙하산 공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며, 선거직에 대한 상향식 공천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여당에 압력에 넣어 전과자 서청원을 찍어넣기 공천한 것은 누가 봐도 명백하게 스스로 원칙을 버린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사회에 인재가 없는 것도 아니고, [화성 갑]이라는 지역구에 적임자가 없는 것도 아닌데, 하필 전과자 서청원인가? 라는 질문에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는 모두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렸다.
 
● 물론 이러한 무원칙은 여당에서만 자행되는 것이 아니다. 야당도 지난 총선 때에 종북주의 단체로 의심받는 통합진보당과 연대하여 그들에게 열 석이 넘는 의석 수를 선물한 바 있다. 그렇게 해서 원내에 진입한 통합진보당의 적지 않은 의원과 당원들이 현재 국가내란음모 혐의로 기소되었고, 이 수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결국 민주당도 오로지 승리를 위해서는 이적성(利敵性) 단체와도 손을 잡는 후안무치하고 파렴치한 짓을 보여주었다. 지난 대선토론회에서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대표의 상식 이하의 태도에 대해 문재인 후보는 제지는 커녕 오히려 이정희 편을 드는 듯한 모습까지 보여 주었다. 원칙은 고사하고 기본 예의조차 없는 것들이 정치를 한답시고 나대었던 것이다. 왜 그러하였는가? 바로 승리지상주의 때문이다.
 
● 물론 경쟁과 승부는 결국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친구랑 장기를 두어도 자꾸 지면 짜증이 나고 열이 받으며, 나중에는 아예 하기 싫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런 오락성 유희 조차도 그럴진대, 이기면 모든 권력을 쥐게 되는 국가권력의 쟁탈전에서 승리를 위한 집념과 의지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승리(勝利)를 위한다고 해도 결국 정도(正道)와 원칙(原則)마저 스스로 내던진다면 그 승리의 뒷맛은 결코 개운치 않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대선에서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내세웠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실현불가능한 정책이라고 문제제기를 하였으나, 박근혜 대통령을 반드시 하겠다고 골백번도 더 공언하였다. 왜냐하면 박근혜 대통령도 오로지 승리를 위해 그렇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것을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없었다.
 
● 그 결과 박근혜 대통령은 공약파기를 선언해 버렸다. 파기가 아니라 연기라고 주장하고 싶은 모양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바램대로 국내의 경기지표가 앞으로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고, 또 경제와 민생은 이미 내팽개치고 정쟁만 몰두하는 박근혜 정권을 보면, 그 공약은 5년 내내 지켜지지 않을 것이 뻔하다.
 
심지어 기초노령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해 버림으로써, 성실하게 국민연금을 납부해 온 사람들의 가슴에 비수를 박고 있다. 당초 국민연금에 대한 언급은 일체 없었는데, 일이 여의치 않자 국민연금 받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기초노령연금을 차등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때는 왜 그렇게 말했나? 바로 승리 지상주의 때문이다. 사기(詐欺)도 이런 사기(詐欺)가 없고, 기만(欺瞞)도 이런 기만(欺瞞)이 없다.
 
●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정치인들이 이렇게 목표를 위해 과정과 절차를 왜곡하고, 자신들이 주장해 왔던 원칙을 스스로 내던지고, 포퓰리즘 공약으로 국민들을 속이고 기만하여 승리를 쟁취하는 이런 관행이 계속되는 한, 우리 사회의 국민통합은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작금의 끊이지 않는 정쟁(政爭), 즉 승리자는 패배자를 포용하지 못하고, 패배자는 승리자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는 이런 모습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싸울 때는 치열하게 싸우고 경쟁하되, 싸움이 끝나면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함께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좋은 방안을 만들어낼 생각은 안하고, 이런 식으로 계속 정국을 끌어간다면, 여야는 물론 청와대까지 국민들의 철퇴를 맞을 것이다.
 
● 북한은 핵을 가졌다고 연일 협박질이고, 일본은 군사력 재무장으로 군사대국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으며, 우리의 우방인 미국은 순수하게 우리를 도와주던 그 마음을 버리고, 우리와의 동맹 속에서도 자국의 이익이나 챙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내부적으로 연일 쌈질만 하고 있으니, 만약 이러다가 스스로 자멸해도 서로 남탓이나 하면서 싸울텐가?
 
불과 100년 전에 이런 짓을 하다가 국권을 일본에게 빼앗기고 36년을 일본의 개처럼 살고도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대한민국, 이건 정말 아니다. 이제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모든 정쟁은 다 집어치우고 진정으로 민생과 경제를 위해 발이 땀나도록 뛰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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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 13-10-05 22:55
 
좋은 결과가 나오려면 좋은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나쁜 과정을 거친 결과는 좋게 보이기는 하나 나쁜 결과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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