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펜
 
[토론방]
 
 
작성일 : 14-01-27 18:36
박근혜의 적
 글쓴이 : * 검 객 *
조회 : 1,315   추천 : 2   비추천 : 0  
 
박근혜 개인이 대통령이 되기 전, 아니 그 이전에 정치인이 되기 전부터,,,
그에게 가장 무섭고 강력한 적이 있었다.
 
어린 나이부터 아버지 박정희를 통해 배운 독재의 습성과,,,
박정희 시해사건 이후에 처절한 나락으로 떨어지는 반전의 삶을 통해서,,,
권력이나 가진 자나 그 주변의 하이에나들도 그를 심란하게 하고 스트레스가 되었겠지만,
위치나 조건의 변화와 상관없이 일관적으로 도도히 흐르는 민심 - 특히 민주화 물결 - 만큼 박근혜에게 심각한 과제와 십자가가 된 것은 없었을 것이다.
 
절치부심과 와신상담의 동굴 속 인고의 시간을 보내면서,,,
당장의 조명을 피하여 구시대 영화를 노리는 세력과의 조우와 교류를 하며, 적지 않은 세월 인간 박근혜에게는 어떤 것보다 강력하게 학습되고 세뇌된 것이 '정권 찬탈과 복수'가 될 수밖에 없었고, 이를 동조하고 부추기는 세력 역시 비슷한 사고방식으로 고체화되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민주화 세력이 잡은 정권에서 특별한 실리 변화가 없고, 오히려 경제부실과 대북정책의 오판이 실체화되면서,,, 본격적인 박근혜 등장의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오랜 시간 준비한 박근혜 시스템은,,,박근혜 본인의 부실 여부나 정치력 부재와 상관없이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얼굴마담을 만들고는 자신들의 기획대로 프로세스를 운영했다.
멸문 왕조의 숨은 후손을 찾아 재건하듯이 박근혜 왕국의 재건은 용의주도하게 이루어졌고, 결국 찬탈의 시나리오는 - 어떻든 - 현실로 결실을 보았다.
 
골수 지지자와 어설픈 구시대 향수병에 젖은 부동표가 있었지만, 때마다 고비마다 박근혜의 본질적 문제를 지적하고 원천적 과오를 정죄하는 것은 항상 '민심'이었다.
대부분 민주화 세력이었지만 여기에 신세대의 깨어있는 신사고가 가장 심각한 문제였다.
그래서 이명박과의 대첩에서는 경제라는 실무 콘텐츠 부실로 무너졌고,,,
지난 대선에서는 안풍이라는 젊은 세대 앞에서 위기를 당하면서, 결국 어쩔 수 없는 과거사 청산의 시늉을 하기까지 한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전혀 본심과 다르게 박정희 시대를 사과하면서 민심의 가랑이를 기었다.
 
그것으로 끝이었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무것도 아니었다.
보는 대로 목적을 달성한 후의 박근혜 모습은 다시 더 철저한 과거로 돌아가서, 과거에 착실히 준비하던 '박정희 재건' 프로세스를 거침없이 가동하는 것이다.
 
박근혜와 그 세력에게는 이제 야당도 재야도 민주화 세력도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치공학에는 이골이 난 그들이기에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이고 오히려 이중대를 만드는 것은 여반장의 게임일 뿐이다.
 
오직,,,
거대한 민심만이 과거나 현재나 문제가 되고 확실한 적이 되는 것이다.
민심을 업고 가야 할 정권의 민심을 엎고 가는 모순이 드러나는 독재의 현주소를 보게 된다.
하지만 독재 시스템은 어느 정도 이 민심을 호도/오도할 여력이 아직까지는 충분하기에 교묘하게 넘어가는 중이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대목마다 그 적개심은 여지없이 표출되고 있다.
민심이 소통을 바라면, 그것을 적의 목소리로 듣고 더 불통으로 간다.
민심이 통합을 요구하면 적으로 간주하고 더욱 분열을 조장한다.
민심이 개헌을 필요하다고 하면, 어떻게든 다른 것을 앞세우면서 지지 않으려 한다.
분명 사과와 단죄로 처리해야 할 사건에서도, 민심이 발하면 - 오늘처럼 - 자신의 사람을 두둔하면서 절대 처단하지 않는다.
 
민심을 따르면 진다는 아집과 오판에 빠져있다.
박정희가 그랬고, 차지철이 그러다가 생을 마감했다.
이것이 귀감이 아닌 요상한 거울이 되어,,,민심은 철저한 적이라는 원칙과 소신으로만 무장된 것이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고 그 세력이다.
상상 외의 박근혜 개인 트라우마가 나라 전체를 독재 트라우마로 몰고 가게 된 셈이다.
 
국정원 개혁 / 남재준 퇴진 / 불법선거 처리 / 민영화 투쟁에 대한 핸들링 / 카드대란......
이 모든 것에서 민심은 천심이 아니라 오직 '나를 죽이려는' 적이기에 절대 굴복하지 않고 역행하여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독선적 승리공식이 입력된 독톡한 뇌 구조가 되었다.
 
그 자체가 독재임을 증거한다는 것은 전혀 개의치 않은 채.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Total 5,685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비추천
5185 어수선한 정국에 묻히는 충북대 박 교수의 죽… 주노 01-22 1406 2 0
5184 새누리당 당권의 삼색 * 검 객 * 01-22 1385 2 0
5183 김정은의 화염방사기 * 검 객 * 01-22 1380 2 0
5182 사기꾼 도둑들 보다 청렴한 이재오가 훨씬 낫… (2) 주노 01-22 1410 2 0
5181 박근혜의 적 * 검 객 * 01-27 1316 2 0
5180 새 정치 * 검 객 * 01-27 1267 2 0
5179 민주주의가 進化하기 위해서 통진당 해체는 … 세상지기 01-30 1292 2 0
5178 弱肉强食의 법칙, 너무 익숙한 야비한 아베, 세상지기 02-03 2088 2 0
5177 후임 총리 누가 될까 (2) 또다른세상 06-03 1379 2 0
5176 숭례문 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재 비리를 철저… (1) 해올 02-04 1389 2 0
5175 미워도 다시한번,, (4) bluma 06-03 1380 2 0
5174 윤진숙 경질, 박 대통령의 굴복이 아니다 박사 02-06 1344 2 0
5173 자유대한민국의 국가안보, 쿼바디스? 문암 02-06 1344 2 0
5172 정몽준 의원, 은평 포럼에서 속내를 보이다. (1) 해올 02-07 1311 2 0
5171 안철수 새정추 신당의 갈길은 국민들에게 희… (1) 명보 02-11 1290 2 0
5170 “새정치신당”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2) bluma 02-11 1351 2 0
5169 朴대통령 주변의 정상(正常)적인 사람들 (2) 아라치 02-14 1350 2 0
5168 군사구역에서 땅 임대료 챙긴 홍문종 (4) 아라치 02-17 1415 2 0
5167 대통령님, 창조경제가 뭐라구요? (1) 아라치 02-17 1318 2 0
5166 진정한 꿀벅지 * 검 객 * 02-18 1424 2 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