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괴망측한 꼴을 다 본다. 이제는 노골적으로 까놓고 흥정이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 2012년 대선에서 후보직을 양보했다. 이번에는 우리가 양보받을 차례 아닌가”.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제가 (안 의원에게) 백번이라도 양보해야 한다” 새정추의 안철수 의원과 박원순 서울 시장이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 출마에 관해 주고 받은 내용이다.
기가 막히지 않을수 없는 일이다. 마치 서울시장이라는 직책을 놓고 흥정이라도 하는 것 같으니 말이다. 2011년 정치권에 “새정치”라는 화두로 느닷없이 정치판에 뛰어들어 여론조사 지지도 5%의 박원순을 서울시장에 입성케 하여 “아름다운 양보”라며 생색을 내더니 이제는 빚을 갚아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마디로 서울시장 선거는 “내가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오만함의 극치요 천만 서울시민을 모욕하는 망발이다.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하고 양보받는 작태가 안철수가 말하는 새정치와 부합하는 일인지 궁굼하기만 하다. 저번에 도와줬으니 이번에는 나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발상자체가 민심을 호도하는 전형적인 구태가 아니고 무엇인지 묻고 싶을 뿐이다. 적어도 새정치를 표방한다면 당,락에 관계없이 새정추에서 새정치에 걸맞는 인물을 당당하게 출마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결국 “우리가 양보받을 차례”라는 것은 새정추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울 인물이 없으니 박원순을 새정추에 끌어들이기 위한 압박용 수순이며 박원순 시장 또한 재선 욕심에 새정추에 합류하기 위한 수순으로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백번이라도 양보해야 한다”는 여지를 남긴 것은 탈당의 비난을 희석시키고 곧 창당 될 신당입당을 정당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의구심을 떨칠수가 없다는 것이다.
안철수 신당의 성공여부가 이번 6.4지방선거 결과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서울시장 재선이 유력시 되는 박원순 현 시장의 영입에 새정추는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일이다. 만약 안철수 신당이 서울과 전남 등 2~3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야권 재편성으로 7월 재,보선에서도 돌풍을 이어갈수 있을 것이다. 서울 시장은 안철수가 만들어줬지만 안철수의 신당 성공여부는 박원순 시장에게 달려있으니 이 또한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